“말해줘요, 어젯밤에 날 음미한 소감.” 자학처럼 지샜던, 남자와의 하룻밤. 푸른 눈을 빛내던 그 남자의 움직임은 꽤 저돌적이었다. 뱃속에서는 쌍둥이 오빠가, 신혼여행 길에서는 남편이 죽었다. 이후 남자 잡아먹은 괴물이라는 수식어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던 여자, 현수안.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온 이름 모를 이 남자. “나는 좋았어요. 생각보다 현수안 씨, 더 취향이었거든.” 느른한 저음을 뒤로하고, 수안은 도망치듯 호텔을 빠져나갔다. 다시는 볼 일이 없으리라 생각하며. 그런데……. “정당한 이유 없이 부부관계를 거부하는 행위는 이혼 사유라는 것. 잘 알고 있겠죠.”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우리 속궁합도 잘 맞았던 것 같은데.” 단 하룻밤 상대가 결혼 계약을 제시하는 것도. 어떻게든 벗어나려 발버둥 쳤지만, 몰아치는 절망에 결국 수안은 그 남자의 계약에 응하게 되고……. 그는 벗어날 수 없는 속박으로 수안을 옥죄기 시작한다. “네 남편은 이제 나야.” 당혹스러움으로 굳어버린 그녀에게, 남자는 숨겨두었던 발톱을 드러냈다. 푸른 눈은 정염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2023년 06월 26일
1개월
🌟 로맨스 소설 중 상위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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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엉망인 삶이었다. 돈 때문에 죽은 남자와 영혼결혼식을 올려야 할 정도로, 비루하고 끔찍한 인생. 켜켜이 겹쳐지는 불행에 삶의 끈을 놓아버리려던 어느날. “얼마 필요해.” "……네?" “마음에 들게 굴면, 내가 그 돈 준다고." 벼랑 끝에서, 한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잔인하고 아팠던 하룻밤. 이후 그를 다시 볼 일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도망만 치면 끝인 줄 알았을 텐데, 회사에서 만날 줄이야. 안 그래요, 서윤재 비서?” 아뿔싸, 상사와 비서로 다시 지독하게 엮여버렸다. 그런데 이상하지? "아프지 마." "……" "싫으니까, 너 아픈 거." 하늘같은 이 남자는 보잘것 없는 내게 왜 이리도 마음을 쓰는 걸까. 구렁텅이에 빠진 날 구원하는 것에 왜 이리도 집착하는 걸까. 혹시, 그와 내가…….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나?
"바지에 휴지 꼈습니다." 7년 사귄 연인의 바람 현장을 목격한 윤하, 그런 그녀의 앞에 웬 재수없는 미남이 나타났다. 창피한 일만 가득했던 첫만남, 다시는 만날 일이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아뿔싸! 이 남자가 내 교수님일 줄이야! 조교인 윤하는 꼼짝없이 이 미친 교수님에게 시달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신경쓰입니다." 뭐라고요? "업무 끝났으니 교수님 호칭은 집어치워요. 남자 대 여자로 얘기하자고. 난 신윤하 조교, 여자로 보입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어디 한번 실컷 벽 세워봐. 내가 그 벽, 부술 테니까." 제발 직진 좀 그만해요, 교수님!
“네가 나한테 바랐던 건 밤일해 주는 개 노릇이었잖아. 네 작품 사주는 사장님 노릇 말고.” 도예가인 은형이 주문받은 도자기를 전달하러 호텔로 간 날, 깨달았다. 이 모든 건 권태혁의 덫이었다는 걸. 그의 집요한 시선이 아이에게 닿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사실 난, 그게 내 새끼든 아니든 상관없어. 내가 너 작가 놀음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 동안 넌 내 소유잖아. 그럼 그동안 네 애도 내 거라고. 알아들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저를 경멸하는 태혁에게 엉겁결에 그의 형을 좋아한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 제 어머니가 그의 아버지의 첩이었다는 사실? 그럼에도 바보처럼 그와 몸을 섞고 그의 아이까지 몰래 낳아 키운 것? “당신에게, 뭘 바랐던 적은 없어요.” 쨍그랑! 그때, 도자기를 박살 낸 태혁이 은형의 숨통을 움켜쥐었다. “난 네가 원하는 대로 개처럼 굴어도 줬고, 빌어먹을 대체품 짓거리도 착실하게 해줬는데.” “…….” “이제 와서 넌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하시네.” 겁에 질린 은형을 보며 태혁이 비열한 미소를 짓던 그 순간. “좀 너무하다, 사람 상처받게.” 은형은 다시금 지옥에 떨어졌다.
“저, 돈 필요해요.”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양육비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니, 법적으로 주셔야 하잖아요.” 5년 전 날 가졌던 남자, 동시에 무참하게 짓밟아버렸던 그 남자를. 내 발로 직접 찾아가게 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 내 앞의 그 남자는, 알 수 없는 눈으로 날 바라볼 뿐이었다. “평생 숨어서 살게요. 저랑 희아 존재, 선배한테…. 그리고 차강그룹에 절대 폐 끼치지 않도록. 철저하게 숨어서 살게요.” 5년 간 그랬 듯이. 도심의 쥐처럼 숨어서 살 작정이었다. 그는 나와는 너무나 다른 세상의 사람이었으니까. 그리고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실도, 알고 있었으니까. “숨어서 살 거라니. 내 아이까지 있는 여자가.” 그러나 남자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그는 나른한 눈을 싱긋 접으며, 여유롭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건 싫은데.” 남자의 눈이 섬칫하게 빛났다. 기다랗고 큰 손이 턱끝에 닿았다. “선배, 미쳤어요?” “미친 건 너야, 우경서.” 이상하게도 그 눈빛은 묘하게 흥분된 것 같았다. “5년만에 내 아이가 있다고 나타나선.” “…….” “나한테 돈만 요구하는, 니가 미친 거라고.”
“네가 나한테 바랐던 건 밤일해 주는 개 노릇이었잖아. 네 작품 사주는 사장님 노릇 말고.” 도예가인 은형이 주문받은 도자기를 전달하러 호텔로 간 날, 깨달았다. 이 모든 건 권태혁의 덫이었다는 걸. 그의 집요한 시선이 아이에게 닿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사실 난, 그게 내 새끼든 아니든 상관없어. 내가 너 작가 놀음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 동안 넌 내 소유잖아. 그럼 그동안 네 애도 내 거라고. 알아들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저를 경멸하는 태혁에게 엉겁결에 그의 형을 좋아한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 제 어머니가 그의 아버지의 첩이었다는 사실? 그럼에도 바보처럼 그와 몸을 섞고 그의 아이까지 몰래 낳아 키운 것? “당신에게, 뭘 바랐던 적은 없어요.” 쨍그랑! 그때, 도자기를 박살 낸 태혁이 은형의 숨통을 움켜쥐었다. “난 네가 원하는 대로 개처럼 굴어도 줬고, 빌어먹을 대체품 짓거리도 착실하게 해줬는데.” “…….” “이제 와서 넌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하시네.” 겁에 질린 은형을 보며 태혁이 비열한 미소를 짓던 그 순간. “좀 너무하다, 사람 상처받게.” 은형은 다시금 지옥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