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재회. 밑바닥부터 악착같이 기어오른 남자, 강우재. 제영시의 공주님에서 재투성이가 되어버린 여자, 이차영. 강우재는 차영에게 계약을 제안한다. “재미있을 것 같거든. 널 갖고 노는 거.”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말도 안 된다. 도망쳐야 한다. 차영의 본능이 소리치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현실에 결국 그의 앞에 서고 만다. “확인하고 싶은데.” “…네?” “확인하고 싶은 걸 묵혀 두는 성격이 아니라.” 물건의 상태는 확인해야 하지 않겠냐는 당연한 태도. 모멸감이 차영의 온몸을 덮쳤다. “이제 와 후회해도 소용없을 텐데.” 차영의 얼굴이 서서히 굳었다. 어깨의 짐을 내려놓는 대신 아주 중요한 무언가를 포기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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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고 싶어요, 진심이에요.” 단 한 번도 자신을 원하지 않았던 남자, 민서웅. 그에게 여자가 되고 싶었다. 부부니까, 결혼했으니까. “잠자리를 가진다면, 이혼을 취소할 생각인가?” 그러나 언제나 저를 아이 다루는 듯 보는 그에게서 어떠한 욕정도 찾아볼 수 없는 시선을 느끼는 순간, 아진의 마음은 차게 식어 버리고……. “그래. 하자, 이혼.” 짧은 대답 하나에 1년간의 결혼 생활은 쉽게 끝이 났다. 그런데, 이혼하고 나면 다시는 마주할 일 없을 거로 생각했던 전남편이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그것도 그녀가 반드시 수강해야 하는 강의의 강사로. “상대가 혹할 만한 조건을 들고서 거래를 제안해야지.” 과거 두 사람의 관계를 비밀로 부탁하는 아진에게 2년 만에 재회한 그가 요구하는 건 혼란스럽기만 한데. “모르겠어? 내가 뭘 관심 있어 하는지.” “말로 하세요. 진짜 모르겠으니까.” “너잖아. 조아진.” 무심했던 전남편 민서웅이 나를 원한다. 자신을 향한 지독한 소유욕을 드러내면서.
“아이,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한때는 서무헌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였으나, 지금은 버려야 할 패가 되었다. 버려지기 전 스스로 떠나기로 한 여자, 이연아. “이혼해주세요.” “오늘 밤 만들면 되겠네, 아이.” “……네?” 그녀의 눈에 당황스러움이 빠르게 번졌다. “아프면 깨물어도 돼.” 그의 몸이 닿자 기분 좋은 무게감이 느껴졌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자신에게 벌어지고 있다는 게 너무도 좋았다. “아기가 생기면 이혼은 없던 일로 되는 건가?” 낮게 가라앉은 그의 목소리에 온몸이 반응했다. 내가 다시 당신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어떤 의미로든.
“나는 이 나라의 황태자 바라크 폰 데트랑이다.” 다시 만난 그는 황태자가 되어 있었다. 아니, 황태자로 돌아와 있었다. 과거의 그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기억 속의 모습을 찾아내려 애를 쓰는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졌다. 그가 맞는데, 그가 아니었다. * “누구하고 붙어먹는지도 모르는 거야?” 불쾌감에 단번에 그의 목소리가 음산하게 깔렸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아이라의 얼굴이 그의 기분을 한없이 더럽게 했다. 저를 바라보는 두려움 가득한 눈빛. 그게 미치게 화를 불러일으켰다. “어떤 새끼를 기다린 거야. 아이라?”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조금 남아 있던 이성의 끈을 모두 사라지게 했다. 두툼한 팔을 뻗어 그녀의 가느다란 목을 감싸 쥐고 거친 목소리로 물었다. 숨을 쉬기 곤란했는지 그녀가 잔기침하며 두 손으로 그의 팔목을 잡아당겼다. 사나운 눈빛은 그녀를 씹어 먹을 것 같았다. “나를 왜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거냐고. 도대체 왜!” 눈가가 촉촉해진 그녀가 가느스름한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았다. 숨을 쉴 수 없어 새빨개진 얼굴로. “난, 난 다른 사람을 기다리지 않았어요.” 목이 졸려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지만, 그녀는 끝까지 말을 이어 나갔다. 그의 눈에 보인 아이라의 눈은 분명히 다른 사람의 모습을 찾는 눈빛이었다. 그녀의 대답을 들은 바라크의 얼굴에는 혼란스러움이 번져 나갔다.
백작 영애에서 공작의 밤 시중을 드는 침실시녀가 된 달리아 제 가문을 절멸하고 삶을 망가뜨린 장본인이 공작인 줄도 모르고 그의 밑에서 밤마다 흐느껴 울었다. 달리아는 페이퍼나이프를 숨기고 공작이 제 옷을 벗기는 순간을 기다리는데. * “아, 그건….” 냉랭한 눈빛이 그녀의 피부를 베일 듯이 쏟아져 내렸다. 난처함에 이리저리 시선을 피하는 그녀의 머리 위로 무감한 목소리가 떨어졌다. “내가 누구인 게 중요한 건가, 지금?” “그게 무슨?” 달리아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저를 향한 칼로스의 시선이 너무도 차가워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우리가 하던 거는 마저 해야지?” “하던 거라니…요?” 달리아의 목소리가 두려움에 가늘게 떨렸다. 칼로스가 불안함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를 노려보며 천천히 다가왔다. 비틀린 입술 사이로 조소가 새어 나왔다. “공대는 하지만 잠자리는 하지 않겠다?” “…….” “네 소임은 다해야 하지 않겠어, 달리아?”
도대체 무슨 이유로 서질 않은 것일까. 혹시 내가 매력이 없어서? 발기부전 남친과의 이별에서 상처받은 시현. 승재의 거대하고 딱딱한 ‘그것’이 시현의 시선을 사로잡고 시현은 금단의 질문을 꺼내고 만다. * “나 맛없어 보이니?” “네?” “내가 그렇게 별로야?” 아무리 빤히 쳐다봐도 저를 바라보는 승재의 감정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가 자신을 섹스에 환장한 미친년이라 생각해도 상관없었다. 그녀가 물어볼 만한 사람은 그밖에 없었으니까. “나 안 먹고 싶어?” “…….” “사람 하나 살린다 치고, 솔직하게 말해 줘.” “솔직하게 말하면, 먹게는 해 주고요?” 승재의 말에 이번에는 그녀가 당황했다. 하지만 저를 바라보는 그의 순수한 눈동자를 마주하자 아무렴 어떠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는 자취방도 아니고 연구실이었다. 무슨 짓을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을 거라는 생각에 그녀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흥미로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던 승재가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존나 맛있어 보이는데요.” * 가벼운 하룻밤의 즐거움, 고수위 단편 레이블 아모르입니다. 아찔하고 매력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작가님들의 투고를 기다립니다. tugo@epyrus.com
1. 도복 속 사정_계필봉 “어차피 서로 실수였잖아요. 저 입 무거워요.” “몸은 섞었지만 없었던 일로 넘기자?” 노골적인 표현에 지아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러면 따먹힌 내 동정은?” “네?” “없었던 일로 하면 윤지아한테 따먹힌 내 동정도 다시 돌아오나?” “아니, 그건!” “생각보다 개방적인 타입인가 보네. 나는 그렇게 안 되던데.” “…….” “보기와 다르게 순정남이라.” 2. 축구 선수 남친의 은밀한 훈련_로하현 소꿉친구였다가 연인이 된 두 사람. 어느 날, 재범은 자신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필요하다며 해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해원아. 훈련 도와줄래?” 그렇게 난잡하고 야하기 짝이 없는 특별한 훈련이 시작됐다. 3. 위닝 터치(winning touch)_미친머리앤 징그럽게 쫓아다녀서 사귀게 된 남자가 수빈의 눈앞에서 다른 여자와 키스했다. “그래서 억울해?” “네? 아, 그렇죠, 당연히. 짜증 나고 화나고.” “그렇게 억울하면 너도 하면 되잖아.” “…네? 뭘…요?” 이거 지금 뭐야…? 플러팅인가? 수빈이 큰 눈을 깜빡이며 태준을 올려다보는 순간이었다. 그의 커다란 손이 수빈의 얼굴을 감싸 쥔 채 다가왔다. “이런 거.” “선…, 으읍!” 그저 키스일 뿐인데 이미 머릿속으로는 태준의 앞에서 옷을 벗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손길이 제 몸을 더듬는 상상, 가슴을 주무르고 예민한 허리를 타고 내려와…. 4. All out_아뜨 “헉, 미안.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살려고 바둥거리던 송희서가 잡은 것은 그의 성기였다. 남의 소중한 부위를 우악스럽게 잡았다는 것도 잠시였다. 감탄이 일었다. ‘근데 진짜 두툼하다.’ 순수한 감탄이었다. 사람의 몸에 저런 게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실수였으니 그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잘못된 판단이었다.
1. 고산병이라면서!_계필봉 이러려고 그의 텐트에 온 게 아닌데. 뒤바뀐 핸드폰만 전해주고 가려고 한 건데. “응. 좋아, 흐, 아흐!” 한국도 아닌 해외에서, 그것도 전 남친과 텐트 속에서 섹스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2. 그날 밤, 엑스의 사정_로하현 입술 끝을 타고 타액이 흘러내렸다. 이러다 정말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 서연이 바둥거리자 겨우 그가 놓아주었다. “그 새끼랑 무슨 사이인지 아닌지는.” “흐읏…!” 서연의 입술을 그가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파르르 떠는 그녀의 귀에 대고 태헌이 은밀하게 속삭였다. “지금부터 확인해 보자고.” 가까이 마주한 서늘한 눈 너머로 짙은 어둠이 일렁였다. 이럴 때 그의 눈빛을 알고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섹스하기 직전, 그는 매번 이런 눈빛을 보내곤 했으니까. 3. 약속_미친머리앤 "오늘도 나, 멋있어요? 그렇게 눈도 못 떼고 핥을 만큼?" 웃는 그의 얼굴이 너무도 예뻐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려던 서윤이 멈칫했다. "뭐…라고?" 얼굴이 훅 달아올랐다. 그가 천천히 다가와 손을 뻗었다. 그의 기다란 손가락이 달아오른 서윤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랬잖아, 당신." "뭐, 뭘?" ‘머리부터 발끝까지 핥았잖아요, 시선으로.’ ‘내가 언제….’라고 말하는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이제 내가 핥을 차례.’ ‘뭐… 읏!’ 4. 지금 거신 번호는_아뜨 로운과 헤어진지 6개월. “나, 그만. 이제 잠에서 깰래. 어떻게 하면 깨는 거지?” “무슨 소리야.” “꿈이잖아, 이거.” “꿈 아닌데.” “아, 진짜. 너무 생생하다.” “그러니까 꿈 아니라고.” 술에 취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1. 아슬한 동거_계필봉 “이거 나한테 다 주면 넌 뭐로 생활하게요.” “저 절약 잘해요.” 태욱이 지갑에서 꺼낸 카드 한 장을 그녀의 손에 쥐여줬다. “저 정말 괜찮으니까 신경 안 쓰셔도….” “처음에는 눈도 잘 못 마주치더니. 이젠 제법 말대답 잘하네.” 이솔의 곁으로 바짝 다가온 태욱이 그녀의 턱을 가볍게 붙잡고서 눈을 맞췄다. “어른이 주면 감사히 받겠다고 하는 거야. 그래야 착한 애지.” 2. 어린 아내_로하현 “우리 결혼하고 한 번도 안했잖아요.” 자신의 눈도 똑바로 못 쳐다보는 겁 많은 어린 아내, 서해수. 그런데 그런 아내가 도발했다. “참지 말아요. 뭐든 해도 상관없이 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요.” “후회하지 마.” 뚝-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뭔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간신히 붙잡고 있던 한 줄기 이성이 완전히 나가떨어지는 소리였다. 3. 아저씨는 내 거야!_미친머리앤 세아가 팔을 뻗어 그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어….’ 강현이 놀란 듯했지만, 세아는 그를 더욱 끌어안았다. ‘아저씨, 조금만 기다려요.’ ‘윤세아….’ ‘내가, 내가 금방 클 테니까 좀만 기다리라구요! 다른 여자도 만나지 말고요!’ 아무래도 불안했다. 분명 이렇게 잘 생기고 멋있는 놈을 다른 여자들이 노리지 않을 리가 없을 테니. ‘그땐 내 남자해요, 아저씨.’ ‘푸하하하! 쪼끄만 게, 귀엽게.’ 4. 러브 어택_아뜨 치한을 피해 들어간 편의점, 알바생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넘기게 된다. 보답으로 술을 사달라는 알바생의 말에 술집으로 향하게 된다. “자기, 일어났어?” 다음 날 눈을 뜨니 저를 보며 해사한 웃음을 짓는 알바생, 아니 유준서. 어떻게 해야 난처한 상황을 넘어갈 수 있을까?
- 아내의 핸드폰(계필봉) 결혼한 지 3개월 차에 접어든 원규와 소연. 한 달 간의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원규는 우연히 소연의 폰에 온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보게 된다. 그리고 소연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고 오해하고 마는데.... ""다리 더 벌려. 그래야 딴 새끼 좆이 드나들었는지 확인하지."" ""그런 적, 없, 하읏."" - 오, 해로운 남친(로하현) 남동생의 가장 친한 친구. 차진혁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날, 우리가 하룻밤을 같이 보내기 전까지. - 사정의 지속(미친머리앤) 다강을 짝사랑하는 재윤은 그녀의 택배 상자에서 성인용품을 보게 된다. “이런 장난을… 좋아하셨구나. 근데요, 교수님. 내 게 더 좋을 텐데.” “…….” “다시 말해 줘요? 이것보다 내 좆이 더 나을 거라고.” “뭐…?” 다강은 귀에 꽂히는 ‘좆’이란 단어에 흠칫 놀라 그를 올려다봤다. 재윤의 눈동자가 반짝거리자 다강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바…이브레이터!’ 그제야 다강은 재윤이 들고 있는 물건이 성인용품이라는 걸 깨달았다. ‘저,저게 왜 재윤의 손에…!’ - 해석의 오류(아뜨) 6개월째, 변두리 수학 학원의 보조 강사로 일하는 중인 희선. 희선은 원장실에 가던 도중, 끙끙 앓는 소리를 내는 준환을 보고 놀란다. 가까이 다가가자 혼자만의 시간을 갖던 준환을 마주하게 된다. 바보같이 아무것도 모른다 생각했던 원장의 음란한 모습을 본 것도 충격이었는데, 가장 큰 충격은 자신이 봤던 성기 중 그의 것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아, 희선 씨. 이건 내가 아파서.” “제가 안아프게 해드릴까요?” “어, 어떻게?” “제가 상담도 대신 해드리잖아요. 그러니 이것도 대신 해드릴 수 있어요.” 큰 성기에 눈이 뒤집힌 그녀는 원장실에서 얼레벌레 준환과 섹스를 하게 된다. 이제는 준환이 아니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와의 섹스는 완벽했다.
유정은 힘들고 지친 자신에게 자꾸 호의를 보여주는 우진에 대해 작은 기대를 한다. 그가 서늘한 눈매로 유정을 바라봤다. 마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그는 눈썹을 추켜세우고는 유정을 내려다보았다. “그럼 내가 얻게 되는 건 뭐지?” “…제가 아르바이트도 더 늘릴 거고요. 그리고 지금 일하는 곳에서도 시급 올려주신다고….” “나한테 돈은 필요 없는데.” 주절거리며 말을 하는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이 우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단조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어떤 거를….” “비싼 거 있잖아.” 우진의 말에 유정의 턱이 떨리기 시작했다. 뒤이어 나올 남자의 말이 무엇인지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네 몸.”
“돈 때문에, 나간 거잖아. 맞선.” 도겸의 말에 주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입매를 비스듬히 기울이며 말을 이었다. “다른 남자에게 팔려갈 뻔한 걸 구해준 사람이 누구일까?” 주아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전혀 거짓말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할 말은 해야 했다. “그냥 나를 조금만 배려해 줄 수 없어요?” “가만히 누워있으라는 게 나의 배려인 거 모르나?”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두 사람의 엉망진창인 결혼생활을 잘 드러내는 것 같았다. 두 눈을 질끈 감은 주아의 귓가에 낮고 탁한 그의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그러니까 얌전히 누워 있어.”
-상사와 불상사(계필봉) 한반도 최남단 땅끝마을에서 150km 떨어진 봉필도. 하루에 한편 밖에 없는 배를 놓쳐 버렸다. “한 번만 더 해요.” “본부장님, 흣” “어차피 섬에 갇혔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섹스밖에 더 있어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불상사가 일어나 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자신의 상사와. -전무님과의 원나잇(로하현) 남자친구 헤어진 날, 술에 취한 아린은 충동적으로 제안해 버렸다. “전무님. 나랑 잘래요?” 그렇게 하룻밤을 보냈는데. “누구 마음대로 원나잇이야?” 우리, 원나잇 아니면 뭐죠? -휴가지에서(미친머리앤) 대만의 성인 페스티벌에서 만난 완벽한 남자. 전남친에게 망신당할 뻔한 이서를 구해준 그는, 어마어마한 무기를 갖고 있었다.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더 거대하고 단단함!] 마치 불기둥을 대고 문지르는 듯 닿는 부위가 후끈거려서 이서가 입술을 내리물었다. 소음순을 짓이기듯 비비던 그가 구멍이 벌어지는 틈새로 좆을 밀어넣기 시작했다. “하…으…. 흣!” 그와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거라고 여겼는데. “나 안 보고 싶었어요? 나는 이서 씨 보고 싶었는데.” “하…으응, 으응….” “난 이서 씨 목소리도 그리웠고, 이서 씨 눈동자도, 가슴도… 보짓살도, 구멍도… 다 그리웠어요.” “흐앙! 으응, 으읏! 앙, 아앙!” 위아래로 번지는 격렬한 쾌감 탓에 이서는 허리를 뒤로 훅 꺾으며 소리를 내질렀다. 이서는 그를, 갖고 싶었다. -쓰레기(아뜨) 전남친이 살던 곳에 잘생긴 남자가 이사 왔을 확률은 거의 없을 텐데, 조가연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났다. 전남친을 기대하고 문을 두드렸지만, 문을 열고 나온 건, 처음 보는 잘생긴 남자였다. “아흐, 하지 마.” “정말? 정말 그만해?” 되묻는 태완의 얼굴에는 미련이 뚝뚝 묻어났다. 그때, 가연이 툭 하고 말을 내뱉었다. “몰라, 마음대로 해.” “진짜?” “응. 하고 싶어.” “나도 존나 하고 싶어.”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자 태완은 기다렸다는 듯 젖무덤에 얼굴을 파묻었다.
눈 오는 골목길 모퉁이를 돌자 태진의 눈에 들어온 건 얇은 옷차림으로 바닥에 웅크려 앉아 있는 여자애 한 명이었다. “아저씨, 나랑 자요.” “내가 왜?” “나 처음이거든요. 남자들은 그런 거 좋아한다면서요.” 자신의 ‘처음’을 주겠다는 그녀의 의도는 뻔하디 뻔했지만, 적당히 장단이나 맞춰 주려는 듯, 태진은 입매를 비틀며 묻는다. “너랑 자면 내가 뭘 해야 하는 건데.” “우리 아빠 좀 죽여줘요.” “……뭐?” “우리 아빠, 죽여달라고요.” *** [본문 중에서] “각오는 돼 있고?” 이렇게 쉽게 받아들일 줄 몰랐는지 그녀가 당황하는 게 눈에 보였다. 그럼 그렇지. 아무렇지 않게 받아치는 그의 태도에 겁을 집어먹은 듯 새까만 눈동자가 잘게 흔들렸다. 자신의 잠을 깨운 벌을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목소리를 잔뜩 낮추어 말을 이었다. “한밤중에 남자가 자는 침대에 올라오는 건 잡아먹어 달라는 거라는 걸 모르는 거야?” “……먹으라고 올라온 거예요.” 정말 한마디도 지지 않는군. 달달 떨고 있는 거 보니 지금 무섭긴 한 모양인데. 겁을 더 줘야 울면서 도망갈 것 같았다. 태진의 입매가 장난스럽게 비틀렸다. 가영의 곁으로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낮고 탁한 목소리로 마지막으로 경고했다. “네가 시작한 거야.” “네.” “그만하라고 해도 못 멈춰.” “……네.” 그가 픽 하고 소리 없이 웃었다. 바들바들 떨면서 착실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제법 귀여웠다. 분명히 처음에는 적당히 놀리다 말아야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겁을 집어먹고 도망가게 할 목적이었다. 하지만 손바닥에 느껴지는 말랑한 촉감은 그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 순간적인 충동을 참아 내지 못했다면 한창때의 발정 난 새끼처럼 거세게 움켜잡을 뻔했다. 누가 누구를 겁을 준다는 건지. “씨발.” 주객이 전도된 기분이었다.
“안 벗고 하게?” 이한이 불만스러운 듯 눈썹을 쓱 치켜세웠다. 새빨개진 얼굴로 이리저리 눈을 굴리는 그녀의 표정을 확인하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오늘은 구멍만 빨아야겠네.” “……뭐?” 슬기는 그를 경악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구멍, 구멍이라니. 그가 말한 것이 뭐를 말하는지 모르진 않았다. 그런데 구멍이라니. 내 소중이를 그렇게 적나라한 단어로 표현하다니. 충격에 말문이 막혔다. “우리 슬기 보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봐야겠다.” * 가벼운 하룻밤의 즐거움, 고수위 단편 레이블 아모르입니다. 아찔하고 매력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작가님들의 투고를 기다립니다. tugo@epyrus.com
전쟁통에 혼자 남겨진 마즐리. 사랑해 마지 않던 어머니의 유언대로 마르하임 공작가로 향하게 되고, 그렇게 마르하임 공작의 사생아이자, 소공작 루츠의 여동생이 된다. “이건 루츠한테 비밀이야.” 어느 날 그녀의 앞에 등장한 제국의 황자인 카스하 바이에른은 순진한 마즐리를 울리고 싶다는 작은 마음을 계기로 그녀에게 다가가게 되는데…. 그와의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 가는 마즐리는 혼자가 아닌 해피 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까? * 그의 팔을 잡은 손에는 잔뜩 힘이 들어갔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카스하가 그녀의 머리에 턱을 기대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귓가에 나직이 떨어지는 호흡이 거칠었다. 다리부터 가슴까지 틈 없이 붙은 두 몸이 연신 오르락내리락했다. 그가 싱긋 웃어 보였다. 그녀는 부끄러움도 잊고 예쁘게 접히는 그의 눈매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여전히 웃음을 입술에 머금은 채 그가 장난기가 조금 섞여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카스하. 다음에 만나면 카스하라고 불러 줘.”
1. 봉말숙 〈개 같은 동창생〉 실연당한 날, 동창회에서 잔뜩 퍼마신 아름은 낯선 곳에서 눈을 뜬다. “싫지 않았잖아. 너 말야. 존나게 조이던데.” 연예인보다 잘생긴 걸로 유명한 매니지먼트 창 대표 신재영이 나랑 왜? 2. 로하현 〈소꿉친구 따먹기〉 태어나기 전부터 친구였던 서도혁과 강민아. “너랑 무슨 짓을 한다 해도 나한텐 도혁이 넌 친구일 뿐이야.” “우리 이제 친구로 못 돌아가. 네 보지가 내 자지를 다 씹어먹고 있는데.” 3. 계필봉 〈숨겨진 구멍〉 희연의 방에는 남들이 알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 “읏, 안, 안 돼. 흑. 아흐!” 구멍 사이에서 검붉은 좆이 불쑥 튀어나왔다! 4. 아뜨 〈한 번도 안 해본 짓〉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을 주미는 어젯밤 실행에 옮겼다. 처음 보는 남자와의 섹스. 그런데 자꾸만 그 남자, 문원우를 다시 마주치고야 만다. “나를 아무한테나 싸지르는 놈으로 생각했어요?”
※고착(固着): 특정한 대상이나 생각에 집착하여 벗어나지 못함. 또는 그런 상태. “야, 이주희. 이혼하니까 좋아 죽겠어?” “이러지 마요…! 당신하고 나는 이제 상관없는 사람이에요.” “어떻게 너랑 내가 남이냐? 한 번 결혼했으면 영원히 부부인 거지.” 전남편의 가스라이팅과 폭력에 시달리던 주희. 그녀는 이혼 후 도망치듯 찾은 일자리에서 저보다 한참이나 어린 남자, 차이태와 엮이게 된다. “여섯 살이나 어린놈이 반말 찍찍해도 웃고, 무시하는 말을 해도 웃고. 왜 그렇게 바보 같아?” “…그러게요.” 그러나 말로만 까칠한 그는 전남편에게서 주희를 지켜 주고 그녀는 난생처음 느낀 미묘한 안정감에 이끌리고 만다. “기다릴 테니까 짐 챙겨서 나와.” “아, 아니에요. 그냥 저는.” “다른 데 갈 데 있어?” 그렇게, 예상치 못했던 이태와의 동거가 시작되는데…. * 한참을 바쁘게 움직이던 손이 멈추고 그가 허리를 조금 숙여 진한 숨을 토해냈다. 그와 동시에 그의 성기에서 희뿌연 무언가가 뿜어져 나왔다. 저를 바라보는 이태의 얼굴에서 즐거움이 느껴지는 것은 그녀만의 착각이었을까? 그가 고갯짓으로 자신의 성기를 가리키며 나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재미있었어?” “…미안해요.” “미안하면, 보여 주든가.” “…뭐를요?” “너도 혼자 하는 거.” “네?” “내 것 봤잖아. 그러니까 네 것도 보여 줘야지.” “…하지만.” “딸치는 거 알면서도 문을 열었으면 그 정도 각오는 해야 했던 거 아니야?”
“배란일이에요, 오늘.” 무심하기 짝이 없는 이건은 오직 침실에서만 소윤에게 집중했다. “눈을 떠야지. 누가 널 잡아먹는지 확인은 해야지.” 둘만의 시간이 쌓이다 보면 언젠간 이건도 자신을 바라봐 주지 않을까. 소윤의 바람은 사소한 것인지, 주제넘은 것인지 알기 어려웠다. “저랑 결혼한 이유가 뭐예요?” 소윤은 초조한 마음을 숨기며 이건의 얼굴을 기민하게 살폈다. “나한테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걸까?” “진심을 듣고 싶어요.” 소윤을 빤히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가 말을 이었다. “나를 귀찮게 하지 않을 것 같았어.” 소윤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렇게 바짝 조이면 금방 끝난다고 했잖아.” 승진의 웃음이 묻어나는 목소리에 바짝 약이 올랐다. 나는 놀라서 그런 건데. 지금 그게 할 말인가 싶었다. 신경질이 난 지연은 몸을 돌려 그를 노려보려 했다. 분명히 그랬는데. 승진에게 입술을 잡아먹혔다. 위아래. 아니 온몸이 그에게 잡아먹히고 있었다. 숨이 막힐 정도로 안을 파고드는 그 앞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에게 매달리는 것뿐이었다.
“내가 열 살이나 많은데도, 그래도 좋아요?” “나이가 상관있나요?” 누구나 한 번쯤은 관심을 보일 법한 외모를 지닌, 서주원의 관심이었다. 모른 척 넘어가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안타깝게도 가인은 일탈을 할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녀는 거리를 두기 위해 차갑게 말을 내뱉는다. “애기는 남자로 안 보여요.” “군대 다녀왔어요.” “축하해요.” “군대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요?” “아니요. 나이 때문에 안 되겠네요.” 가인이 웃으며 선을 그었다. 이 정도면 물러 설거라 생각했던 주원은 오히려 웃음을 지었다. “숫자에 연연하시는구나, 우리 선배가.”
“침대에서, 잘하나?” 주어가 생략되어 있지만, 지원은 그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배움은 빠른 편이에요.” “솔직해서 좋네.” 복수를 위해 계약 결혼을 부탁하는 여자, 소지원. 호기심으로 계약을 받아들이는 남자, 남기준. “나랑 결혼하는 이유가 뭐예요?” “너 예쁘잖아.” “……그게 이유에요?” “다른 이유가 필요한 건가? 혹시 사랑 같은, 그런 시시한 거?” 사랑이라는 단어를 내뱉는 그의 입가엔 조소가 걸려 있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을 숨긴 아슬아슬한 결혼생활, 그녀의 복수와 그의 욕망은, 과연 같은 곳으로 향할 수 있을까.
“기윤주.” “응?” 그녀는 한솔의 입술이 떨어지는 게 많이 아쉬웠다.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며 혀를 내밀어 아랫입술에 묻어 있는 타액을 핥았다. 그녀의 모습을 본 그가 무언가를 억누르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도 만져도 돼?” “어?” “너도 내 몸 만졌으니까.” “어, 어. 그래.” 그의 말에 이끌려 얼떨결에 자신의 몸을 만져도 된다고 허락했다. 그래. 뭐. 내가 먼저 만졌으니까. 윤주는 속으로 생각했다. 한솔이 다시 입술을 붙이고 커다란 손으로 젖가슴을 주물럭거렸다. 그러다가 엄지를 세워 손톱으로 발딱 세워진 젖꼭지를 여러 번 긁어내렸다. “흐응.” 자신의 비음에 깜짝 놀란 그녀의 어깨가 들썩였다. 당황스러워서 몸을 뒤로 빼려고 했지만, 한솔이 놓아주지 않았다. 커다란 덩치로 목덜미를 감싸고 자신의 품으로 더 끌어당겼다. 어디서 키로 지지 않는 윤주였지만, 그의 앞에서는 전혀 소용이 없었다.
“구역질이 나지 않는 유일한 여자니까.” 궁지에 몰리지 않았다면, 하지 않을 결혼이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리지만 않았다면, 연제혁의 손을 잡지 않았을 게 분명했다. “계약은 1년마다 갱신. 최대 5년까지. 괜찮겠습니까?” 그의 입에서 다른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를 낳아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말에 래아의 얼굴에 난감함이 번졌다. 그녀가 당황했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도 이어지는 제혁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아이 낳을게요. 하지만 다른 방법은 싫어요.” 래아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대답이 두 사람의 관계에 변화를 일으키길 바라며.
인턴 시절 하룻밤을 보냈던 남자와 1년 뒤, 상사로 만나게 되었다. 예상과 다르게 마주하는 상황이 계속된다. 불편한 마음을 숨기며 그를 밀어내는 그녀와 자신의 마음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그. * * * “그거 알아요? 내가 얼마나 이렇게 하고 싶었는지?” 도하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며 그녀가 눈을 감았다. 입맞춤의 시작은 부드러웠다. 입술을 떼어 내고 그녀를 침대 위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관찰하듯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에 온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잠시 침묵하던 그가 입술을 달싹였다. “이젠 못 멈춰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뀐 그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져 이진은 순간적으로 몸을 바르르 떨었다.
“아이,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한때는 서무헌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였으나, 지금은 버려야 할 패가 되었다. 버려지기 전 스스로 떠나기로 한 여자, 이연아. “이혼해주세요.” “오늘 밤 만들면 되겠네, 아이.” “……네?” 그녀의 눈에 당황스러움이 빠르게 번졌다. “아프면 깨물어도 돼.” 그의 몸이 닿자 기분 좋은 무게감이 느껴졌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자신에게 벌어지고 있다는 게 너무도 좋았다. “아기가 생기면 이혼은 없던 일로 되는 건가?” 낮게 가라앉은 그의 목소리에 온몸이 반응했다. 내가 다시 당신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어떤 의미로든.
야릇한 감각에 그녀는 앓는 소리를 냈다. 다리 사이가 저릿하고 아랫배가 뭉근했다. 살짝 간지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은, 하나의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그녀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기분이 좋아. 어렸을 적 키우던 작고 하얀 몰티즈 구름이가 핥아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재는 키득거리며 입을 열었다. “구름아, 하지 마. 간지러워.” “구름이? 내가 개새끼야?” “……누구세요?” 갑자기 들려온 굵은 목소리에 그녀의 몸이 빳빳하게 굳었다. 그런 그녀를 나무라듯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허리 아래에서 들려왔다. “누구긴, 누구야. 섹스하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른단 말이야?” “……우지함?”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우지함과 서연재는 항상 같이 지냈는데, 남동생 같은 우지함과 섹스를 해 버리다니. * 가벼운 하룻밤의 즐거움, 고수위 단편 레이블 아모르입니다. 아찔하고 매력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작가님들의 투고를 기다립니다. tugo@epyrus.com
“배란일이에요, 오늘.” 무심하기 짝이 없는 이건은 오직 침실에서만 소윤에게 집중했다. “눈을 떠야지. 누가 널 잡아먹는지 확인은 해야지.” 둘만의 시간이 쌓이다 보면 언젠간 이건도 자신을 바라봐 주지 않을까. 소윤의 바람은 사소한 것인지, 주제넘은 것인지 알기 어려웠다. “저랑 결혼한 이유가 뭐예요?” 소윤은 초조한 마음을 숨기며 이건의 얼굴을 기민하게 살폈다. “나한테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걸까?” “진심을 듣고 싶어요.” 소윤을 빤히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가 말을 이었다. “나를 귀찮게 하지 않을 것 같았어.” 소윤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주변 정리는 빨리해야 할 거야. 상황이 달라질 테니까.” 일방적인 파혼으로부터 벌써 1년. 마음의 상처가 간신히 아물었을 때쯤, 그가 찾아왔다.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우아하고 오만한 남자. 제강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이자 전 약혼자인 유중원이. “알아듣게 얘기해요.” “결혼할 텐데, 주변이 지저분하면 곤란하잖아.” 머리는 두 번 다시 얽히지 말라 경고음을 보내지만 제 심장은 여전히 그를 향해 뛰고. “홍지온, 너한테도 나쁜 조건은 아닐 텐데.” “언제까지 내가 중원 씨한테 휘둘려야 하죠?” “휘둘리기는 했고?” 간신히 그를 밀어냈다고 생각했으나 기어코 선택의 갈림길에 서고 마는데. 아버지의 결혼장사에 또다시 희생되느냐. 그와의 거짓된 결혼 생활 후 자유를 얻느냐. 동상이몽의 두 남녀가 내린 '오만한 선택'의 결과는?
8살이나 어린 우준과 잠자리를 같이 하다니. 제정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보고 싶었어요. 선생님.” 그의 얼굴을 보자 해나의 머릿속은 자연스럽게 그날의 실수로 가득 찼다. *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웠다. 민망함을 숨기려 단단한 우준의 가슴팍을 밀쳐 냈다. 그가 생각보다 쉽게 그녀에게서 물러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하체는 빈틈없이 밀착한 채였다. “……눈을 뜨고 있으면 어떡해.” “잘 몰라요. 처음이거든요. 선생님.” “처음인데, 어떻게…….” 그렇게 잘하는 거야?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귀 끝이 새빨개진 그를 보자 삼킬 수밖에 없었다. “키스할 때 눈은 감아야지.” 덩달아 얼굴이 빨개진 해나가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을 피했다. 상체를 숙인 그가 이마에 자신의 얼굴을 기대고는 픽 하고 소리 없이 웃었다. “가르쳐 주세요. 선생님.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뭘 가르쳐 달라는 거야. 우준아. 나는…….” * 가벼운 하룻밤의 즐거움, 고수위 단편 레이블 아모르입니다. 아찔하고 매력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작가님들의 투고를 기다립니다. tugo@epyrus.com
“사람 하나 처리해 주면 안 되나요?” 평소의 구준휘였다면, 개소리라며 잘랐을 테지만 지금은 달랐다. 구준휘는 나윤지의 초롱초롱한 눈동자와 뽀얀 뺨 그리고 살짝 벌어진 입술에서 시선을 떼기 힘들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어떻게.” 당장 꺼지라고 해도 문제가 생길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니 거친 말을 내뱉어도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은 고작 이런 거였다. 잠시 머뭇거리던 윤지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죽이는 거까지는 아닌데. 찾아서 그냥 감방에 집어넣어 줬으면 좋겠어요.” “이유는.” “죽기 직전까지만 때려 줬으면 좋겠어요.” “네 말대로 하면, 내가 얻는건?” 윤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그녀의 반응을 보니 어쩌면 자신이 원하는 걸 요구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아니라면 몸으로 떼워야지.”
“구역질이 나지 않는 유일한 여자니까.” 궁지에 몰리지 않았다면, 하지 않을 결혼이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리지만 않았다면, 연제혁의 손을 잡지 않았을 게 분명했다. “계약은 1년마다 갱신. 최대 5년까지. 괜찮겠습니까?” 그의 입에서 다른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를 낳아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말에 래아의 얼굴에 난감함이 번졌다. 그녀가 당황했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도 이어지는 제혁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아이 낳을게요. 하지만 다른 방법은 싫어요.” 래아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대답이 두 사람의 관계에 변화를 일으키길 바라며.
“침대에서, 잘하나?” 주어가 생략되어 있지만, 지원은 그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배움은 빠른 편이에요.” “솔직해서 좋네.” 복수를 위해 계약 결혼을 부탁하는 여자, 소지원. 호기심으로 계약을 받아들이는 남자, 남기준. “나랑 결혼하는 이유가 뭐예요?” “너 예쁘잖아.” “……그게 이유에요?” “다른 이유가 필요한 건가? 혹시 사랑 같은, 그런 시시한 거?” 사랑이라는 단어를 내뱉는 그의 입가엔 조소가 걸려 있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을 숨긴 아슬아슬한 결혼생활, 그녀의 복수와 그의 욕망은, 과연 같은 곳으로 향할 수 있을까.
“제가 우재원 씨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말인가요?” 세아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남자를 바라보는 눈빛은 따뜻할 리가 없었다. “진세아 씨는 돈이 필요하고, 나는 아이를 낳아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나쁘지 않은 거래가 될 것 같은데?” “…지금 저한테 하신 제안, 굉장히 무례한 거 아시죠?” 가세가 기운 건 순식간이었다. 남자가 선을 넘어오는 건 그보다 더 빨랐다. 어처구니없는 제안에도 재원의 얼굴은 불쾌할 만큼 단정해 세아를 진저리치게 했다. “전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요.” “아무것도 없는 게, 내가 필요한 거라서.” 정중한 말투로 제안하면서도 우재원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오만했다. 마치 세아가 그 제안을 거부할 수 있을 리 없다는 걸 알고 있는 것처럼. “결혼합시다, 우리.”
“제가 우재원 씨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말인가요?” 세아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남자를 바라보는 눈빛은 따뜻할 리가 없었다. “진세아 씨는 돈이 필요하고, 나는 아이를 낳아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나쁘지 않은 거래가 될 것 같은데?” “…지금 저한테 하신 제안, 굉장히 무례한 거 아시죠?” 가세가 기운 건 순식간이었다. 남자가 선을 넘어오는 건 그보다 더 빨랐다. 어처구니없는 제안에도 재원의 얼굴은 불쾌할 만큼 단정해 세아를 진저리치게 했다. “전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요.” “아무것도 없는 게, 내가 필요한 거라서.” 정중한 말투로 제안하면서도 우재원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오만했다. 마치 세아가 그 제안을 거부할 수 있을 리 없다는 걸 알고 있는 것처럼. “결혼합시다, 우리.”
그야말로 똥차 중의 똥차, 전 남자 친구와 끝이 좋지 않은 이별 후 이다는 오랜 휴학 끝에 새로운 마음으로 새 학기를 시작한다. 그렇게 교양 과목에서, 너무 잘생기고 너무 의뭉스러운 남자 강한을 만나게 되는데. “너도 말 놓으면 되잖아.” “…….” “나는 존댓말 할 생각 없거든.” ‘조별 과제’를 핑계로 직진해 오는 한에 부담을 느낀 것도 잠시, 이다 역시 그에게 서서히 끌리게 되고. “내가 재미있게 해 줄까?” 조금씩 사이가 가까워지며 그녀의 마음도 열리려던 찰나. 속을 내비치지 않고 무엇인가 숨기는 것 같은 한과 때맞춰 전 남자 친구의 질척거리는 재등장에 이다는 결국 다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엄마가 계신 캐나다로 떠나 버린다. 하지만 한은, 그런 이다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 모양인데……. *** “만세.” 이다는 그의 명령에 충실하게 반응했다. 뜻 모를 지시에 두 팔을 들어 올리자 그가 한순간에 티셔츠와 브래지어를 벗겨 냈다. 남의 집 식탁 위에 걸터앉아 옷을 홀딱 벗은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엉덩이 들어 봐. 이다야.” “자, 잠시만.” “기분 좋아질 거야. 우리 재미있는 거 하기로 했잖아.” 한이 예쁘게 미소를 지었다.
사내 연애의 비밀 #오피스물 #사내연애 #현대물 #앙숙 #능글남 #계략남 #직진남 #달달물 #고수위 #씬중심 “비밀 지켜 주시면 뭐든지 시키는 대로 할게요!” 회사에서 애인과 동료가 바람 피우는 현장을, 하필 앙숙 관계인 백진혁에게 들켜 버렸다. 어떻게든 그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했지만, 몰랐다. 그날 이후, 그와 짐승처럼 붙어먹을 줄은. 초코 바나나 #현대물 #몸정맘정 #절륜남 #계략남 #평범녀 #고수위 #씬중심 #비밀연애 #첫사랑 익명의 채팅 어플 속에서 봤던 좆과 똑같이 생긴 좆을 본 세림이 자리에서 굳었다. “이렇게 젖어 놓고선 어디 가려고.” 그는 친오빠의 친구인 재욱이었다. 몰래 하는 나쁜 짓 #현대물 #몸정맘정 #원나잇 #츤데레남 #절륜남 #평범녀 #고수위 #씬중심 회사에서 야동 보던 것을 걸린 이후로 윤성의 개가 된 여재희. 그 이상의 실수는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더 큰 사고를 친다. 무려, 윤성과 보내는 하룻밤.
인생 최악의 날, 우연히 그를 만났다. “누나 때문에 내 좆이 섰어요.” “나는 더 못해. 현우야.” “우리 한 번 더 해요.” 어느새 시트 안으로 들어간 현우의 입은 그녀의 허벅지 안쪽 여린 살을 깊게 빨아들이고 있었다.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잡자 손가락에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감겨왔다. “현우야, 하아. 안돼.” “왜요. 벌써 예쁘게 젖었는데.” 현우의 적나라한 말에 승아의 얼굴은 잘 익은 사과처럼 붉어졌다. 항상 무표정한 얼굴로 가볍게 인사만 하고 지나가던 그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지금 그녀가 보고 있는 모습은 믿어지지 않았다.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은데 몸이 물먹은 솜처럼 무거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진짜 예쁘다.” 뭐가 그렇게 예쁜 건지 연신 감탄을 하는 현우와 눈을 마주칠 수가 없을 만큼 부끄러웠다. 자신의 방과 다른 무늬의 천장을 바라보다 깨물듯이 젖가슴을 짓이기는 자극에 눈을 감았다. 아, 기억난다. 어제도 이런 기분이었다. 아랫배가 간질간질하고, 누가 어떻게 좀 해줬으면 하는 느낌.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다.
1. 누드 크로키_계필봉 "채나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재영이 소파에 앉아 다리를 방만하게 벌렸다. “어떤 소원이든 들어준다고 했지.” “뭐, 뭔데?” 불안한 예감에 나윤이 손에 쥔 연필을 떨어트렸다. “나도 네 앞에서 좆 까는 거 상당히 부끄러웠거든. 근데 나는 깠잖아. 친구 좋다는 게 뭐야. 서로 상부상조 돕는 거지. 안 그래?” 나윤이 눈이 그의 중심으로 향했다. 이미 평정심을 잃어버린 지 오래된 눈동자가 정처 없이 흔들렸다. 2. 절륜한 소꿉친구_로하현 “친구? 씨발. 개나 줘버리라고 그래.” 할 수만 있다면 친구라는 말을 찢어버리고 부서뜨리고 싶었다. 친구, 우정. 그런 말이 고은채 너와 나, 둘 사이를 규정하는 게 죽을 만큼 싫었으니까. “오래전부터 나는 너랑 머릿속에서 이미 별의별 짓 다 했어. 그런데도 내가 너한테 친구가 될 수 있겠어?” 허리를 휘감은 손에 뜨거운 열기가 피어올랐다. “우린 이제 다시는 친구로 못 돌아가.” 그 순간, 사정없이 혀가 들어와 입안을 헤집었다. 3. 선 넘는 사정_미친머리앤 해이가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이고 눈을 가늘게 떴다. “혹시 말야. 너… 나 좋아하냐?” 서준의 잘생긴 얼굴이 점점 일그러졌다. 술에 잔뜩 취해 헛소리하는 것도 같은데. “...그렇다면?” “뭐래, 미친놈이. 너 나랑 어? 막 키스도 하고, 섹스도 하고... 그럴 수 있어?” 그럴 수만 있다면. 와그작와그작 안주를 먹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기어코 입술에 양념을 덕지덕지 묻히고 말았다. 서준은 손을 뻗어 양념을 닦아낼까 하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식탁을 짚었다. 그러고는 그대로 그녀의 입술을 살포시 물었다. “으읍...!” 본 적 없는 그윽하고도 애틋한 서준의 눈빛을 보며 해이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의 혀가 입안을 헤집었다면, 서준의 눈빛은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4. 나랑 놀자_아뜨 “얘, 왜 이래?” “씨발, 선 거잖아.” “그니까 왜 섰냐고.” “내가 고자도 아니고. 얘도 눈치가 있겠지, 네가 잡아먹을 듯이 쳐다보는데.” “아, 나 때문에 선 거야?” 그녀가 멍한 얼굴로 물었다. 성운에게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지만, 괜찮았다. 무릎을 꿇고, 그 앞에 앉았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니었지만, 이 자세가 성기를 관찰하는데 가장 편할 것 같았다. “성운아.” “왜.” “나 이거 먹어봐도 돼?”
-작품 소개 -옆집 오빠와 은밀한 과외(계필봉) “9모에서 수학1등급 맞으면 소원 하나 들어줄게.” “정말?뭐든?” 고개를 끄덕거린 태하가 문제집을 들이밀었다. “그러니까 지금은 집중해.” 마음을 다잡고 문제집을 펼쳤지만, 다연의 눈 앞엔 빳빳하게 발기한 윤태하의 중심부가 아른거렸다. -아는 오빠(로하현)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잘생기기까지 한 엄마 친구 아들 서도진은 막 스무 살이 된 주연의 온갖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완벽한 상대였다. “오빠한테 키스해도 돼?” 하지만 도발의 대가는 명징했다. “꼬맹이가, 겁도 없이 까불어?” 성큼, 한 걸음 다가오는 도진의 눈빛이 완전히 돌아 있었다. -오빠는 옆방에 산다? 잔다!(미친머리앤) “…한번 자보고 싶었지.” 유진이 중얼거리는데 노크도 없이 문이 열렸다. 바지 후크조차 채우지 않고 들어오는 민성이 보였다. “어, 윤민성이다.” “…뭐?” “윤민성이 내 방에 아니지, 내 꿈엘 다 나오네?” 민성을 꿈이라 착각한 유진은 손을 들어 올려 빚어놓은 듯한 그의 가슴 근육을 쓰다듬었다. “와, 무슨 꿈이 이렇게 오감 자극형이야? 안 먹고는 못 배기겠는데…?” “이유진, 정신 안 차릴래?” 민성의 깊고도 울림있는 목소리가 귓가를 자극했다. 유진이 배시시 미소지었다. “꿈이니까, 내가 유혹하면 넘어가 주나?” “이유…진….” “그래줄래요, 민성 오빠?” -롤 플레이(아뜨) 오빠 친구의 부탁으로 가짜 연애를 시작하게 된 우리. 문제는 저 혼자 진심이라는 것이었다. 좋아하던 사람의 다정한 모습은 그녀의 마음을 마구 흔드는데. “이 정도면 돼?” “아니. 더 다정한 모습을 보여야 할 거 같은데. 술 많이 마셨어?” 범규가 고개를 숙이며 얼굴 가까이 다가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우리의 심장이 크게 두근거렸다. 멀리서 보면 다정한 연인으로 보일 수 있는 자세였다. 우리의 입가에 어색한 미소가 번졌다. “……조금. 그런데 이렇게까지 해야 해?”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야지.”
법의학자 수연은 친한 선배인 민아의 부탁으로 민아의 사촌 동생이자 배우인 민혁의 자문에 응하게 된다. “다 가능합니까?” “직업적인 부분을 말하는 거면, 맞아요.” “좋네요. 내 번호, 저장해요.” 그날 저녁, 동창회에서 수연은 전 남친의 도를 넘는 발언에 기분을 망치지만, 이내 타이밍 좋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반가움을 느끼고. -어디예요? “…어딘 줄 알면요?” -데리러 갈게요. 내가. 차에 오른 수연은 가고 싶은 곳이 있느냐는 민혁의 물음에 당황하기도 잠시, 애써 차분하게 집 주소를 말한다. 그렇게, 집으로 들인 민혁을 상대로 음료를 권하던 수연은 이내 순식간에 제 입술을 훔친 그를 마주보며 아찔하게 도발하는데. “…더 맛볼래요?” “계속하면 못 멈출 텐데.” “어떻게 되는데요?” “내 밑에서 울게 되겠지.” “…침실로 가요.” 자극적인 민혁의 몸짓에 숨 쉴 틈도 없이 반응하는 수연. 녹아들 듯 가까워지는 두 남녀의 섹시한 전문직 로맨스.
인턴 시절 하룻밤을 보냈던 남자와 1년 뒤, 상사로 만나게 되었다. 예상과 다르게 마주하는 상황이 계속된다. 불편한 마음을 숨기며 그를 밀어내는 그녀와 자신의 마음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그. *** “그거 알아요? 내가 얼마나 이렇게 하고 싶었는지?” 도하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며 그녀가 눈을 감았다. 입맞춤의 시작은 부드러웠다. 입술을 떼어 내고 그녀를 침대 위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관찰하듯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에 온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잠시 침묵하던 그가 입술을 달싹였다. “이젠 못 멈춰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뀐 그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져 이진은 순간적으로 몸을 바르르 떨었다.
“제가 우재원 씨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말인가요?” 세아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남자를 바라보는 눈빛은 따뜻할 리가 없었다. “진세아 씨는 돈이 필요하고, 나는 아이를 낳아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나쁘지 않은 거래가 될 것 같은데?” “…지금 저한테 하신 제안, 굉장히 무례한 거 아시죠?” 가세가 기운 건 순식간이었다. 남자가 선을 넘어오는 건 그보다 더 빨랐다. 어처구니없는 제안에도 재원의 얼굴은 불쾌할 만큼 단정해 세아를 진저리치게 했다. “전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요.” “아무것도 없는 게, 내가 필요한 거라서.” 정중한 말투로 제안하면서도 우재원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오만했다. 마치 세아가 그 제안을 거부할 수 있을 리 없다는 걸 알고 있는 것처럼. “결혼합시다, 우리.”
“…지금 밖에 아무도 없고, 수업 중이긴 한데, 흐응.” 아침에 나갈 때 치마가 짧아 거슬렸는데, 지금은 그의 손이 드나들기 편안해 마음에 들었다. “젖었는데?” 짓궂은 주헌의 말에 소영의 얼굴이 단번에 붉어졌다. 야속한 마음에 그의 가슴팍을 밀어냈으나 그는 오히려 몸을 더 붙여왔다. “키스만 한다면서요.” “응. 키스만.” “그럼 이 손은 뭐예요?” “잠깐이면 돼.” “그게 무슨… 하앗, 후우….” 그가 주는 쾌감에 소영은 허리를 들썩거리며 목구멍 사이로 새어 나오는 젖은 신음을 손등으로 막아 보려 애를 썼다. 두툼한 혀로 그녀의 구멍을 들락거릴 때는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이곳이 어디인지 잊을 만큼 마음껏 소리치고 싶었다. 이성이 끊어지지 않았다면 그에게 어서 넣어달라고 애원했을지 몰랐다. “흐응, 못, 못됐어. 흐읏. 앗!” 흥분감에 부풀어 오른 음핵을 입술로 감싸자 그녀의 허리가 크게 휘어졌다. 혀로 빠르게 아래에서 위로 할짝거리며 음핵을 자극했다. “하아, 주, 주헌 씨, 그만! 응? 제발 그만, 하앗. ” 그의 움직임은 그녀가 손등을 깨무는 것을 보고서야 멈춰졌다. 소리를 참아내느라 깨물어 엉망이 된 손등을 엄지로 문지르며 그가 낮고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집에서 끝까지 하자.”
※작중 가정 폭력 등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묘사가 있사오니 이용에 주의 바랍니다. 강물에 뛰어든 열일곱 도희를 구한 건, 재언이었다. “야, 한도희. 너는, 고맙다는 말도 안 해?” “이게 고마운 일일까?” 지긋지긋한 폭력을 행하는 새아빠와 무심한 엄마 사이에서 자신만 사라지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였다. “저번에도 여기서 봤는데. 책 좋아해?” “도희야, 데려다줄까?” “그럼…… 이제부터 나랑 놀자, 도희야.” 재언은 관심을 표하며 자꾸만 다가오고, 처음 받는 애정에 도희의 마음도 자꾸만 물러진다. 그렇게 자신의 집안 사정까지 터놓게 되며 어서 어른이 되어 그와 함께, 탈출하게 될 미래를 꿈꾸나……. “씨발, 이것들 내 눈앞에서 다 죽여 버려야지.” 예상하지 못했던 ‘그 일’이 터져 버린다. 그리고 십 년 뒤, 동창회에서 우연히 재언과 재회한 도희인데. *** “맛있게 먹길래.” “다른 것도 잘 먹어.” “어떤 거?” “예를 들면…….” 재언이 말끝을 흐렸다. 그의 의도를 알아차린 도희가 얼굴을 붉혔다. “눈앞에 있는 거 말야.”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도희는 잠시 망설이다 입술을 떼었다. “나랑 잘래?” 뜻밖의 말에 재언의 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