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천의 여우
작가고성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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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이래?” 당황한 연홍은 무섭게 다가오는 작우를 쳐다보았다. 그는 마치 그녀를 삼킬 듯 온몸으로 덮쳐눌렀다. “아앗!” 목에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불에 달군 인두로 살을 지지는 것 같았다. 곧이어 두툼하고 축축한 것이 그 자리를 문질렀다. 연홍은 억지로 고개를 비틀어 아픈 곳을 내려다보았다. 작우는 짐승처럼 그녀의 목에 이를 박고 물어뜯고 있었다. “이, 이봐… 야, 아프잖아!” 연홍은 그의 검은 머리를 두 손으로 밀며 버둥거렸다. 그러나 그는 돌덩어리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로 잘근잘근 씹었다가 혀로 핥아 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읏, 야… 배가 고픈 거야?” 사내가 저를 물어뜯는 걸 보아 배가 고픈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내가 왜 저를 씹어 댄단 말인가?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통증이 사라졌다. 그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배고파서 죽을 지경이야.” “그, 그래? 그럼 뭐 좀 먹고 할까?” 그녀는 뜨끈뜨끈한 열기로 가득 찬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슬쩍 눈길을 내렸다. 그의 눈이 이상할 정도로 번쩍여서 계속 바라볼 수 없었다. “그래.” 그는 이를 으득거리며 대답했다. “비켜 봐.” 연홍은 주춤거리며 그를 떠밀었다. “널 먹어야겠어. 널 먹으면 허기가 가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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