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을 감춰야 해!" 고위 귀족의 사생아로 본부인에게 내쳐져 5살 때부터 극장 소품실에서 자라난 쥴리에타. 그 안에는 빙의된 한국인 여자 예나가 존재했다. 뛰어난 외모는 고아가 된 자신에게 독이 될 것을 알게 된 쥴리에타는 얼굴을 숨기기 위해 커다란 안경과 부스스한 가발로 변장한다. 성인이 되어 극장을 나가고자 하지만 극장주는 지금까지 키워준 빚을 갚으라 독촉하고, 쥴리에타는 인기 초절정인 황자의 시녀가 되어 그 돈을 갚기로 한다. 하지만 특유의 매력은 변장으로도 가릴 수 없는 것. 달라붙는 여자들에게 질린 황자 킬리언의 마음이 이윽고 무덤덤한 시녀에게 닿고 마는데…
서울중앙지검 소속 실무관 정하준에게는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지검의 스타이자 하다못해 피고인들까지 사랑에 빠진다는, 얼굴도 뇌도 섹시한 검사 현주혁. 하지만 그는 호모포비아다. 다가갈 수도, 다가가서도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하준은 우연히 그와 쌍둥이라고 말하는 남자를 만났다. 정확히는, 만나버렸다. 이목구비는 완벽하게 일치하지만 시종일관 미소를 걸어놓고 있는 표정도, 말투며 어조도, 무엇보다 분위기부터 확연히 달랐다. “그쪽을 마음에 들어 하는데다 현 검사랑 얼굴이 똑같은 나랑 자는 게 낫지 않겠어요?” 뻔뻔하게 미소 지은 그가 유혹했다. “이 얼굴로 맛있는 좆도 주고, 현주혁 역할도 해주겠다는데 설마.” 당연하게도. “거절할 겁니까?” 거절할 명분 따윈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