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교수님 안 좋아해요.” 맑고 예쁜 눈으로 조곤조곤 할 말은 다 하는 조교 윤희민. “……그거참 다행이군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늘 화제가 되어버려 혼자가 좋은 화학과 교수 서지혁. 지혁은 혼자가 편하지만 뭐 하나 흠잡을 구석 없이, 시키기도 전에 조용히 모든 걸 준비해놓는 윤 조교를 마다할 구실이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교수실 생활. 사람이 둘이나 있는 공간임에도 귀가 먹먹한 고요가 내려앉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신경 쓰인다. 마음이 쓰이고 눈길이 간다.
23살에 28살짜리 아빠가 생겨 버렸다. “그쪽만 원하신다면 제가 그쪽 아빠를 할까 합니다만.” 처음엔 신종 사기인가 생각했지만, 8살 동생과 나에겐 아빠가 필요했고, 그는 딸이 필요했다. 그렇게 임시 가족이 되었는데……. “심장 괜찮아요?” “심장요?” 겨우 5살 차이의 우리는 부녀라기에 어딘지 좀 이상하다. “아까 아영 씨 심장이 마구 뛴다고 했잖아요. 나도 그런데…….” 우리 이대로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