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여자와 결혼해 가업을 이어야 해.” 라이몬도는 그렇게 말하며 페이스를 버렸다. 이탈리아 사람인 그에게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인 페이스는 그저 불장난 상대에 불과했던 것일까. 몸과 마음을 모두 바치고 헤어진 뒤, 페이스는 그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도, 그 아이를 출산했다는 사실도 모두 편지에 써서 보냈는지만 그는 아무 소식도 없었다. 그런데 6년 후, 그녀 앞에 갑자기 라이몬도가 나타났다. 이제 와서 설마 딸아이를 빼앗으러 온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페이스에게 그가 말한다. “…당신에게 아이가 있다는 얘길 들었어.” 들었다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지―?
켄달은 반년 만에 남편인 제라드가 있는 런던으로 돌아왔다. 남편과 깔끔하게 헤어진 후 어린 아들과 함께 미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생각이었지만, 제라드는 해외로 나가고 싶다면 아들은 두고 가라고 강하게 요구한다. 켄달의 마음이 떠난 건 그의 외도 때문이었는데도, 어떻게 이토록 오만할 수 있는 걸까. 하지만 진짜 문제는 다시 한번 제라드가 원하는 대로 끌려간다면 결국 파멸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 매력에 굴복하려는 그녀의 마음이었다…. 끝도 없는 고뇌가 시작될 거로 생각하던 찰나, 사랑하는 아들이 누군가에게 유괴당하는데―?
이웃 나라의 왕세자와 정략결혼을 앞둔 사브리나는, 단 한 번의 키스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키스 상대는 약혼자의 동생인 세바스찬, 정략결혼의 낌새를 느끼고 달려든 보도진에게서 그녀를 구해준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날 세바스찬은 떠나가기 전에 갑자기 입술을 빼앗았다. 몸이 녹을 정도로 뜨겁게― 곧 결혼할 몸인데 흔들리면 안 된다, 잊어야만 한다 그렇게 다짐하고 있었는데, 품행 방정하던 약혼자가 연인과 도망쳐 버렸다…. 결혼식에 오지 않은 약혼자 대신, 설마 세브와 결혼하게 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