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함께 열차 사고에 휘말렸다가 우연히 의사 스튜어트의 도움으로 구조된 내가 눈을 떴을 때, 나의 모든 기억은 사라진 뒤였다. 스튜어트의 말에 의하면, 아기는 그의 조카고 나는 죽은 그의 형의 부인 데저레이며 형과는 오랫동안 소원하게 지낸 탓에 우리는 처음 보는 것이라고 한다. 나에게 남편이 있었다니… 불안감에 짓눌릴 것 같은 상황에서도 다정하게 힘이 되어주는 스튜어트에게 나는 어느새 마음을 허락하게 된다. 하지만 머지않아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다. 나는 데저레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다른 여자와 결혼해 가업을 이어야 해.” 라이몬도는 그렇게 말하며 페이스를 버렸다. 이탈리아 사람인 그에게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인 페이스는 그저 불장난 상대에 불과했던 것일까. 몸과 마음을 모두 바치고 헤어진 뒤, 페이스는 그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도, 그 아이를 출산했다는 사실도 모두 편지에 써서 보냈는지만 그는 아무 소식도 없었다. 그런데 6년 후, 그녀 앞에 갑자기 라이몬도가 나타났다. 이제 와서 설마 딸아이를 빼앗으러 온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페이스에게 그가 말한다. “…당신에게 아이가 있다는 얘길 들었어.” 들었다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지―?
아직도 당신은 날 굴복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군요…. 새디는 창피함을 무릅쓰고 5년 만에 전 약혼자, 니코스를 만나러 갔다. 사업상 라이벌 관계로 오래 전부터 사이가 험악했던 두 집안, 하지만 두 사람의 약혼을 계기로 화해 무드가 조성되나 했더니… 결혼식 직전 갑자기 양가는 서로의 회사 죽이기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경쟁에서 패배한 새디네 가족은 이제 살던 집에서도 쫓겨날 처지가 되었고… 새디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엄마와 어린 남동생을 위해 저택을 빌려달란 부탁을 하려고 니코스를 찾아온 것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니코스가 제안한 것은…?!
어린이집 보육교사 스칼렛은 세상을 떠난 언니의 아들 샘을 입양하여 키우고 있다. 비록 풍족한 생활은 아니지만, 샘의 웃는 얼굴을 보면 모든 어려움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그 귀여운 샘이 대기업의 경영자 로만 오헤이건과 닮았다는 생각을 왜 잠깐이지만 해버린 걸까? 로만은 키가 크고 다부진 몸에, 다크 브라운 색 눈동자가 미치도록 매력적인 남자이지만, 플레이보이로 유명한 사람인데. 게다가 조카에게 다정하게 접근하는 로만이 나에게 향하는 시선은 왠지 모르게 적의에 차 있다. 대체 무슨 속셈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