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23세. 아주 흔한 이름과 흔한 얼굴을 가진 일명 '흔녀'. 나는 온도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일종의 초능력인 것 같지만 무언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진 않는다.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일상, 똑같은 생각, 똑같은 인생…. 그런데 꼭 내 인생에 특별한 일이 일어나야 하는 걸까? 고작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슈퍼 히어로라도 돼야 하는 걸까? 나는 나대로 좋고, 내 모습 그대로가 좋다.
나 이도연. 30살이 되니 더 이상 눈이 오는 게 즐겁지 않다. 출근길을 조금 더 힘들게 만들 뿐이다. 30살이 되면 모든 감정에 통달하게 될 줄 알았다.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쿨하게! 하지만 나도 설렘을 느끼는 사람이었더랬다. 매일 가던 카페, 찾아 찾아갔던 독립서점, 힘겹게 시작한 헬스, 심지어 길거리 호프집까지…! 쿨하기만 하고 싶은데 내 감정을 흔들리게 만드는 남자들이 자꾸만 등장한다. 나도 다시 순수한 마음으로 온전히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기는 하는 거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