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생일을 기점으로 10년간 기나긴 꿈을 꾸었다. 그 꿈의 마지막은 친엄마에 의한 죽음이었는데... 꿈과 똑같은 일이 반복되자 살아남기 위해 황후를 만나러 도망쳐 나왔다. 하지만 나의 친엄마인 후궁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이복 오빠이자, 황태자인 루드온을 마주쳐버리고. 이제 틀렸구나 생각한 순간. 그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내가 여기 있어도 돼요?' '여긴 이제 네 방이니까.' 어째서 다들 나한테 친절할 수 있는 거지?
“이런 기계 따위가 그렇게 좋았나?” 소은은 제 딜도를 쥐고 있는 남편을 보자마자 뒷걸음질하며 침을 꼴칵 삼켰다. 타이트한 셔츠 위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게 느껴졌다. 시리도록 차가운 눈동자가 말해주었다. 그가 몹시 화가 나 있다는 걸. “수시로 성인용품 가게를 다녔더군. 망신을 주려고 작정했어? 당신 본분 잊지 마. 부사장 아내라는 걸.” 처음 들어보는 냉랭한 어투에 기가 눌린 소은이 눈을 내리깔자 커다란 손이 턱을 쥐어 들었다. 단 한 번도 그는 이런 식으로 자신을 험하게 다루지 않았기에 공포에 사로잡혀 몸을 덜덜 떨었다. 소은은 몸이 떨려 치아까지 탁탁 부딪혔다. 정제된 목소리에서 저를 향한 경멸이 느껴졌다. 반대로 남편이 이런 자위기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저 역시나 소름 끼칠 것 같았다.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 소은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그냥…. 궁금해서….” ⓒ콘티메이커,소로(원작:반질반질)/메타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