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리치왕의 무림을 부수다
글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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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세어 본 적 없다. 그저 이승과 저승의 가운데 떠도는 하나의 영(靈)이 되어 버렸으니까. 탈마의 경지를 넘어서부터 난 선택을 강요받았다. 불로불사의 선인이 될 것이냐. 아니면 초월적 존재인 마선(魔仙)이 될 것이냐. 아마 이런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건, 어설픈 깨달음으로 신마경의 경계에 머무른 이유였을 것이다. 솔직히 나는 무엇도 되고 싶지 않았다. 여전히 강해지고 싶었고 나보다 더 강한 적과 맞서 싸우고 싶었다. 상대가 신(神)적인 존재라면 더욱 좋았다. 강하고 초월적 존재들은 언제나 나의 가슴을 뛰게 하니까. 결국엔 난 무엇도 선택하지 못했다. 그것이 지금 내가 구천을 떠돌며 흘러 다니는 원인일 것이다. 아마도 앞으로도. 나는 영원히 이곳을 계속 돌아다니게 되겠지. 분명 그렇게 믿었었다. 그들을 만나기 전까진. “들리십니까? 제 목소리가…….”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갑자기 현계와의 경계가 무너지며 시야가 생겼고. 드넓게 펼쳐진 수백 개의 봉우리. 깎아진 암벽과 곧게 솟은 탑이 시야에 들어왔다. 기묘하게도 나를 부른 자들은……. 내가 세운 마교의 후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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