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읽었던 로판 속 남주 에반의 소꿉친구 '리에트'라는 인물에 빙의해버렸다. 문제는 원작 여주가 나타나면, 리에트는 에반에게 환승이별 당하고 헌신짝처럼 버려진다는 것이다. '에반, 이 나쁜 놈.' 남주와 사랑에 빠지면 비참해진다는 결말을 알고 있다 보니, 에반과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앙숙이자 라이벌이 되어 있었다. 결국 예상했던 것처럼 여주가 등장했고, 이제 이 지겨운 관계도 끝일 줄 알았는데……. 음모에 휘말려 망명 온 곳에서 우연히 에반을 만났다. "참 우리 인연도 질기다. 그치, 에반?" "질기지." "서로 으르렁거리는 거, 너도 지긋지긋했을 거야." "응, 지겨워." "그러니까 이제 그만 끝내자, 이런 인연." "아니." 또다시 '응'이라고 할 줄 알았던 에반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왠지 오늘따라 에반의 눈동자가 처연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너는…….” “…….” “정말 오늘 우리가 우연히 만났다고 생각하는 거야?”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2021년 11월 19일
1년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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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마, 너는 내 것이다. 네 숨이 멎을 때까지.」 천계 추방위기에 놓인 대천사장 ‘아룬델’, 그녀는 주신에게서 마지막 기회를 얻는다. “아룬델. 광기에 사로잡혀 제국을 멸망시킬 황제를 막아주세요. 반역을 일으켜 쫓아내든, 죽이든... 길들이든 말이죠.” 제안을 승낙한 아룬델은 황후가 되지만, 아름답지만 잔혹한 황제 ‘시온’에게 지독한 미움을 받고 있는데. “멍청하기만 한 줄 알았더니, 자존심도 없군.” 자신을 바라보는 서늘한 눈빛에도 아룬델은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 물러설 수 없었다. 그를 길들이기 위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는 이미 시작됐다. *** 시온은 달라진 황후의 모습이 신경 쓰였다.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눈길이 갔다. 그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부정하면서도 그녀에게 점점 빠져들었다. 아주 지독하게. "잊지 마, 너는 내 것이다.“ 아룬델을 바라보는 시온의 눈동자가 광기에 휩싸였다. "네 숨이 멎을 때까지." 일러스트 By 파(@YSDD_P) 타이틀디자인 By 타마(@fhxh0430)
“네가 주제를 안다면, 그분이 너와 결혼할 리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 브린은 열세한 후작가의 존재감 없는 영애였다. 친모는 평민에, 친부는 무관심했다. 가문 안에서는 하녀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구박데기였다. 반면 브린이 결혼을 얘기한 프리온은 제국의 황자이자 황제의 책사로, 어떤 가문에서도 환영받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모두가 이 혼인이 불가할 거라고 여겼다. 사교계의 귀족들도, 가문의 가신들도. 상대인 프리온조차도 말이다. * “저하께 계약 결혼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기만이라 여겨 불같이 화를 내면 어쩔까 걱정했었는데, 그는 정말로 미친 사람을 마주하듯 조금의 감정도 쓰지 않는 거 같았다. “오늘 말은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브린이 침착하게 말했다. "제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요." 프리온은 끝내 거절했지만 그가 다음날 다시 자신을 찾아오리라는 걸 알았다. 제 말을 절대 무시할 수 없을 테니. 결국 예상대로 그는 자신을 찾아왔고 “결혼하자는 제안, 받아들이죠.” 마음을 바꾸게 된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모든 게 바뀌었다. “기회를 준 건 당신이니, 물러서지 마십시오.” 그와의 관계 또한.
「잊지 마, 너는 내 것이다. 네 숨이 멎을 때까지.」 천계 추방위기에 놓인 대천사장 ‘아룬델’, 그녀는 주신에게서 마지막 기회를 얻는다. “아룬델. 광기에 사로잡혀 제국을 멸망시킬 황제를 막아주세요. 반역을 일으켜 쫓아내든, 죽이든... 길들이든 말이죠.” 제안을 승낙한 아룬델은 황후가 되지만, 아름답지만 잔혹한 황제 ‘시온’에게 지독한 미움을 받고 있는데. “멍청하기만 한 줄 알았더니, 자존심도 없군.” 자신을 바라보는 서늘한 눈빛에도 아룬델은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 물러설 수 없었다. 그를 길들이기 위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는 이미 시작됐다. *** 시온은 달라진 황후의 모습이 신경 쓰였다.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눈길이 갔다. 그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부정하면서도 그녀에게 점점 빠져들었다. 아주 지독하게. "잊지 마, 너는 내 것이다.“ 아룬델을 바라보는 시온의 눈동자가 광기에 휩싸였다. "네 숨이 멎을 때까지." 일러스트 By 파(@YSDD_P) 타이틀디자인 By 타마(@fhxh0430)
『넬리아가 없으면, 저는 또 변해 버리고 말 거예요.』 넬리아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 세계관의 잔혹한 흑막, 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 하르트 공작과 이리도 엮여 버릴 거라는 걸. 그런데…… 이 사람 생각했던 것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넬리아를 위한 디저트입니다." "침대는 가장 좋은 걸로 준비했어요." 이 사람이 정말 원작의 흑막이 맞는 걸까. 그런 것치고는 너무 친절하다. 어떨 때 보면 자신을 사육하는 거 같기도 하고.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치명적인 비밀까지 알게 되는데……. "어쩔 수 없군요. 제 옆에 있어 주셔야겠습니다." 아…… 이를 어쩌면 좋담. * * * 넬리아는 하르트 공작에게 물었다. “만약 제가 다른 남자가 좋다고 하면요?” “그 남자를 치워 버려야죠.” “……어떻게 치우는데요?” “그건 비밀입니다.” 공작은 여전히 예쁜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조금 전과 달리 눈매만큼은 사뭇 날카로웠다. “넬리아가 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제게 다른 선택지는 없어요. 그러니 죽을 때까지 절 좋아하게 만들도록 노력할 겁니다.” 서늘한 손길이 넬리아의 뺨을 쓰다듬었다. “하지만……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는 가정은 하지 말아요. 말뿐이라도 꽤 아프거든요.”
“네가 주제를 안다면, 그분이 너와 결혼할 리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 브린은 열세한 후작가의 존재감 없는 영애였다. 친모는 평민에, 친부는 무관심했다. 가문 안에서는 하녀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구박데기였다. 반면 브린이 결혼을 얘기한 프리온은 제국의 황자이자 황제의 책사로, 어떤 가문에서도 환영받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모두가 이 혼인이 불가할 거라고 여겼다. 사교계의 귀족들도, 가문의 가신들도. 상대인 프리온조차도 말이다. * “저하께 계약 결혼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기만이라 여겨 불같이 화를 내면 어쩔까 걱정했었는데, 그는 정말로 미친 사람을 마주하듯 조금의 감정도 쓰지 않는 거 같았다. “오늘 말은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브린이 침착하게 말했다. "제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요." 프리온은 끝내 거절했지만 그가 다음날 다시 자신을 찾아오리라는 걸 알았다. 제 말을 절대 무시할 수 없을 테니. 결국 예상대로 그는 자신을 찾아왔고 “결혼하자는 제안, 받아들이죠.” 마음을 바꾸게 된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모든 게 바뀌었다. “기회를 준 건 당신이니, 물러서지 마십시오.” 그와의 관계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