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남주의 시한부 여동생의 시녀 A. 그것이 내 역할이었다. “리리벨, 내 오빠랑 결혼해 줘.” 서브 남주의 시한부 여동생이 내게 저런 유언을 남기기 전까지는. 그녀의 유언으로 얼렁뚱땅 서브 남주와 결혼할 때까지만 해도 몰랐지. “그러니까 에르단 님이 아무런 언질도 없이 자릴 비웠다는 뜻이에요?” 결혼 다음 날, 남편이 도망갈 줄은. “영주 대리를 맡아 주셨으면 합니다.” 소식 한 통 없는 남편을 대신해 영주 대리가 되어 혹사당할 줄은. 그리고. “잘도 내 영지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군.” “지금 당장 이혼서류에 도장 찍고 이 영지에서 나가게.” 있는 힘껏 영지를 돌봐 온 내게 이 년 만에 돌아온 남편이 다짜고짜 이혼 요구를 할 줄도 몰랐다. “에르단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부디 그를 놓아주세요.” 그것도 남주와 결혼해 알콩달콩 깨 볶으며 잘 살아가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여주와 바람나서. * * * “돌아와.” 나는 돌리려 했던 몸을 다시 틀어 에르단을 바라보았다. “다 오해였어. 내가 다 설명할 테니…….” “그러죠.” 내키지 않는다는 얼굴로 말을 잇던 에르단이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뭐라고?” “당신 옆으로 돌아가 주겠다고요.” 나는 어안이 벙벙해 보이는 에르단을 향해 싱긋 미소 지었다. 그래. 돌아가 주지. 너희가 날 비참하게 내쫓았던 그곳으로. 그곳에서 너희가 내게 했던 방식 그대로 너희를 무너트려 줄게.
2023년 12월 18일
7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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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있고 우아한 현대 도시 여성으로 살던 소진. 뒷바라지한 남친 뺏기고, 결혼소식까지 들은 밤. 우울한 마음에 사이다로판을 보다 잠들었는데- ‘내가 왜 악녀가 되어있는 거지?’ 하필이면 여기서도 약혼자 뺏기고 주인공이나 괴롭히는 ‘악역’에 빙의했다. 그래도 나쁠 건 없다. 이 악녀 언닌 모든 걸 가졌으니까! 하지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쓰레기 같은 약혼자에게 파혼을 요구하는 것이다. “파혼해요.” “…뭐?” "왜요? 억울하세요?" 자기는 실컷 다른 여자랑 놀아난 주제에 파혼하자는 건 억울해? 악녀 언니, 대체 왜 이 자존심만 대쪽 같은 남자에게 목을 맨 거예요? “당신이 황태자라 한들 나를 무시해선 안 되었어요. 레일린 샨 칸드미온이 바로 나에요.” 이왕 주어진 돈과 권력이라면 다 누리면서 즐겁게 살아야지 않겠어? 니니양 장편 로맨스 판타지,
조연도, 엑스트라도, 하다못해 악역도 아니고 주인공에 빙의했다. 온갖 고난과 역경, 핍박을 딛고 황제가 되는 주인공에. “거짓말이지, 이거?” 문제는 주인공이 황제가 된 후도 아니고, 황제가 되려고 움직이는 중도 아닌, 하필이면 온갖 고난과 역경과 핍박을 받는 유년시절에 빙의했다는 거였다. 난데없이 고난이 예정된 주인공에 빙의 당한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이곳의 등장인물들은 소설의 흐름에 따라 착실하게 나를 괴롭혀 댔다. “예법을 다시 배워야겠군.” 간신히 살아난 나를 보고 헛소리를 지껄이는 주인공의 아버지, 황제부터. “잘 어울리는구나. 계속 그렇게 살렴. 오물에 범벅이 된 채로.” 사사건건 나를 멸시하는 새엄마 황후에. “너 때문이야! 네가 아니었으면! 모든 게 다 네 탓이야!” 죽어라 나를 원망하는 이복 여동생. 그리고 기타 등등 자잘한 엑스트라 악역들까지. 이걸 참고 견뎌 황제가 되는 게 주인공에 빙의한 내 운명이란다. “내가 왜? 어째서? 빙의 당한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괴롭힘까지 받아야 해?” 원작이고 황제고 나발이고,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어차피 뭘 해도 미움받을 설정이라면, 그냥 막 나가기로 했다. ‘망나니로 살다 도망이나 가야지.’ 그런데……. “대단한 안목이세요!” 나 편하려고 시작한 일들은 손대는 족족 대박으로 이어지고. “친절하고 상냥하신 레이지나 황녀님.” 내 망나니짓은 오해를 불러오며. “황제가 되어라.” 무슨 영문인지 졸지에 황제까지 되게 생겼다. 나 과연 이 황궁에서 무사히 도망칠 수 있을까? #책빙의 #황녀여주 #원작대로 흘러가면 황제가 될지도 모르는 운명 #원작을 파괴하자 #망나니 꿈나무 여주 #망나니짓 했는데 사랑을 받는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뽀시래기 남주와 조연들을 주웠다
어느 날 갑자기 부모가 죽었다. 재산을 빼앗기고, 작위를 몰수당했다. 혼자가 된 레이라는 유일하게 자신에게 손 내밀어준 남자를 거절하지 못했다. 그가 이미 결혼했다는 사실을, 이것이 잘못된 선택이란 걸 알고 있었음에도. 레이라는 모든 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자신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래서 어그러진 모든 것을 바로잡고자 그의 곁을 떠났다. “어딜 가는 거지?” 들려서는 안 되는 목소리에 레이라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천천히 등을 돌렸다. 그였다. 한때 그녀의 연인이었던 남자. “돌아와.” 그가 레이라를 향해 손을 뻗었다. 레이라가 제 손을 잡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것처럼. “착각하지 말아요.” 레이라는 남자의 손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아직도 당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해요?” “…….” “사랑하지 않으니까 떠난 거예요.” 그녀는 차갑게 미소 지었다. 차갑지만,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미소였다. “내 인생에서 빠져줘요. 거추장스러우니까.” 그리곤 등을 돌렸다. 앞을 향해 나아가는 그녀의 걸음에선 한 점의 미련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럼 그 배 속의 아이는 누구의 아이지?” 하지만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녀는 걸음을 멈췄다 * 안녕하세요, 페퍼민트 출판사입니다. 9/12(일) 올라가야 할 원고 한편이 누락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어제를 대신해 오늘자로 3편이 업로드될 예정이니, 모쪼록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