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거짓말을 낳았다
글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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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자.” 사직서를 내민 손에 끼워진 맞지 않는 반지. 절벽에 매달려 있었지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저였는지 알고 싶습니다.” “쓸모 있으니까.” 조금의 고민도 없이 나온 말은 기쁘지도, 뿌듯하지도 않았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도구’ 취급은 우쭐할 이유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에게 더 이상의 고민은 사치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관계. 주해인은 서주환을, 서주환은 주해인을. 그것으로 충분한 계약이었지만, 그것을 성사할 방법까진 알지 못했다. “아이가 있습니다.” 그가 던진 망설임 없는 거짓말은, 아이 대신 배 속에 자리해 죄책감으로 자라났다. 결국 배 속에서부터 좀먹는 불안과 자책 속에 그녀는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놓았다. 그리고 완전히 혼자가 된 후에야 깨달았다. 그의 거짓말이 진실이 되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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