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령 첫해, 교직을 영영 떠나게 만든 제자와 8년 만에 재회했다. 하필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 재벌가의 입주 과외에서. 갑을 관계로. "서은재… 선생님?" "네 여동생인 줄 몰랐어. 과외는 그만둘게." "왜요? 저랑 모르는 사이 하면 되잖아요. 내 선생님인 적 없었던 것처럼." 불행의 시작점이었던 그와 엮이고 싶지 않았지만, 어느새 완연한 남자가 된 태오는 자꾸만 선을 넘어 아찔하게 다가왔다. “반말은 괜찮은데 선생인 척은 하지 마요. 나한테 당신은 여자니까.” "난 기다리는 중인데. 우리 사이에 수식어가 없어질 순간을." * * * 오랜 꿈을 드디어 이룬 순간이었다. 교사가 되기 위해서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던가.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들어 살짝 웃는데 옆에서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자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새까만 눈동자가 은재의 손에 들린 종이를 향했다. “아, 선배들이 이거 첫날에 꼭 챙겨 가라고 하더라고요. 가져오셨어요?” 그 말에 남자는 은재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내 반듯한 미간을 찌푸렸다. 마치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은재의 눈이 동그래졌다. “왜……?” “제가 어딜 봐서.” “아, 첫 발령은 아니세요? 그럼 선배님?” . . . 그때, 교무실 문을 나서던 남자, 아니 남학생이 뒤를 돌아 은재를 바라보았다. 잠깐 마주친 눈빛에 비웃음이 실려 있었다. 저 얼굴, 저 덩치에 고등학생이라니 말도 안 되잖아! 학생일 거라곤 생각도 못 했는데……. 아, 선배님 소리는 하지 말걸.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는 세연고 최고 화제의 인물. 교복 입은 스무 살짜리 한량, 한태오였다. #사제지간>갑을관계 #재벌남 #연하남 #반존대남 #직진남 #상처녀 #철벽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