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회적 안전지대
작가이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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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에는 일부 잔인한 장면 묘사와 노골적 언어 표현 등 호불호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설정과 배경은 모두 허구이며 작품 내 등장하는 지역, 인물, 단체는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세계 전역에 좀비가 발생한 지 3개월. 강력한 변종 좀비들이 나타나며 사회 인프라가 빠르게 무너지고 무법지대가 된 망가진 세상의 생존자들은 자기 생존만을 위해 극단적으로 변했다. 재난 직후 안전한 벙커에서 지내던 보연은 도경에게 발견되어 협박당하는데. ‘이런 게 아직 멀쩡히 살아 있다니….’ 묘하게 섬뜩한 눈동자에 보연의 모습이 찬찬히 담겼다. 마치 물건을 감정하는 듯한 눈길이었다. 효용과 쓸모를 재서 죽일지 이용할지를 판단하고 있었다. “살려 주세요….” “네가 여자가 아니라면…. 난 필요 없는데.” 보연은 차갑고 비밀스러운 도경의 ‘여자’로 지내며 그의 보호 아래에서 살아가게 되는데. * * * “난 네가 마음에 들어. 순종적인 성격을 포함해서.” 사람 두개골도 박살 낼 것 같은 커다란 손이 보연의 동그란 머리통을 감쌌다. 개를 대하듯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서 섬뜩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 “난 뭘 할 수 있을까.” “…….” “도망칠 생각 같은 건 하지 마. 그러다 걸리면, 살살 다뤄 줘도 넌 하루도 못 버텨.” “…….” 그저 사실을 읊듯 건조한 목소리였다. “넌 별것도 아닌 걸로 숨도 못 쉬어. 그 짓이나 하라고 있는 네 축축한 보지 구멍에 좆 박는 것도 힘들다고 울어 대. 겨우 몇 마디 말도 무섭다고 가엾게 떨지.” 그는 솜털이 하얗게 선 보드라운 뺨을 매만지며 짐짓 다정한 어조로 속살거렸다. 뇌에 박아넣는 듯한 세뇌였다. “귀엽게 봐줄 때 애교나 떨고 예쁨받는 게 편하지 않을까.” 툭. 툭. 그는 잘 생각해 보라며 보연의 관자놀이를 가볍게 두드렸다. “보연아. 대답해. 착하게.” 보연은 대답해야 했다. 주인의 손길을 달게 받는 작고 예쁜 카나리아처럼 순종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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