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잔향
작가임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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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린 아이. 소서아. "네가 죽였어, 네가. 귀신 들린 년이……." 그녀에게 닿은 사람은 피가 터져 죽었다. 저주받은 힘이었다. 어둠 속에 버려진 비참한 삶이었다. 어느 봄날, 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북주태가의 가주님이시다.” '노, 놓아……!' 소서아는 팔목을 힘껏 비틀었다. 허나, 뱀처럼 똬리를 튼 사내의 손아귀를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다. 하릴없이 경직되었다. 숨도 쉴 수가 없었다. 심장이 발작하듯이 뛰었다. 머릿속에 해일과 같은 파도만 쳤다. “……!” 그러다 일순 잠잠해졌다. 거짓말처럼. “쓸 만하겠구나.” 분명…… 제 사악한 기운을 누르고 있는 게 분명한, 저, 사내. "나를 따라가기 싫다면 말하거라. 네가 다른 이의 수중에 들기 전에 죽이고 가도록." 그의 도구로, 그를 위하여 살아갈 수 있는. 그건 분명 구원이었다. 그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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