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모래 위의 돌조각
작가그웬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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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니시아: 불사조의 운명을 갖고 태어난 르모겐 제국의 술탄. 그 운명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전장을 떠돌아야 했고, 어미의 임종마저 지키지 못한 분한 마음에 버려진 신전을 찾았다가 레살을 만나게 된다. 레살: 노예인 어미가 비참하게 죽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한 것이 슬퍼 버려진 신전을 찾았다가 예니시아를 만난 남자 노예. 노예인 어미 솔랑의 죽음은 다섯 살 어린 나이의 노예에겐 막을 수 없는, 맞서서도 안 되는 운명이었다. 시신조차 맘대로 수습할 수 없는 노예의 죽음 앞에서 어린 레살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버려진 신전에서 하루치 식량을 바쳐 기도를 올리는 것뿐. 그런 레살의 앞에 신이 나타나지만 그 신조차 레살의 소원은 이뤄줄 수 없다며 거부하고 만다. 노예의 삶이란 그런 것이었다. 15년이 흐른 어느 날, 어미를 죽인 자가 술탄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는 걸 우연히 엿듣게 된 레살은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 어미의 원수를 갚는 데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렇게 죽는 줄로만 알았던 레살은 위대한 술탄의 품에서, 이전과 조금은 다른 몸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대륙 정벌이라는 위업을 마친 술탄에게 삶이란 그저 지루함의 또 다른 표현일 뿐이었다. 오늘은 이 꽃을, 내일은 저 꽃을 누비며 허랑방탕한 짓으로 무료함을 달래던 술탄 예니시아의 앞에 어느 날 새로운 운명이 뛰어내린다. 술탄은 자신의 암살 기도를 온몸을 던져 막은 비루한 노예의 눈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다. 그것이 70개의 에메랄드를 써야 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왜냐하면 그 노예는 예니시아가 들어줄 수 없는 소원을 빈 바로 그 소년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조금은 어머니 카딘 리냐자드와 닮은 것도 같은 그 눈을 다시 한 번 마주하고 싶었다. 그리고 다시 보게 된 노예의 눈은 그를 흡족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눈은 불사조의 운명을 가진 술탄의 쳇바퀴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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