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바다
작가라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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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동의없는관계주의 #외계인공 #이목구비가없공 #나름대로잘해주공 #퇴역군인수 #50살에가깝수 #임신산란수 교역 조건은 하나다. 테르모에게 번식용 개체를 보내라. 하급 계층 출신으로 이례적으로 소령까지 올랐던 전직 군인 제이크. 군대를 제대한 후 교역자로서 일하기 시작한 그는 테르모 족과의 교역을 성사시키기 위해 홀로 TA457 행성을 향한다. 수개월을 항해한 끝에 TA457 행성을 발견하고 착륙을 준비하던 도중, 제이크는 불의의 사고로 불시착하고 만다. 그가 눈을 떴을 땐 까만 돌덩이같이 생긴 테르모족이 그의 몸을 범하고 있었는데…. #SF/미래물 #동거/배우자 #계약 #강공 #다정공 #헌신공 #능욕공 #무심공 #절륜공 #강수 #단정수 #중년수 #임신수 #떡대수 #인외존재 #오해/착각 #단행본 #시리어스물 #하드코어 #3인칭시점 [미리보기] 이게 테르모족이라고? 이렇게 클 줄은 미처 몰랐었다. 족히 2.5미터는 훨씬 넘어 보이는 거인이었으며 인간과 유사하게 팔다리가 달린 채 직립 보행을 했다. 심지어 얼굴도 달려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처럼 눈이 있지도, 코나 귀가 있지도 않았다. 그저 구불거리며 갈라진 아가리와 같은 틈새만이 턱보다 위쪽에 흉흉하게 자리 잡고 있을 뿐이었다. 인간으로 치면 눈이 있어야 할 위치에는 누군가 할퀸 것처럼 갈려 나간 붉은 자국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현무암 같은 재질의 몸체는 잘빠졌다고 할 만큼 우락부락했다. 마치 단련된 근육질의 인간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피부 빛이 아닌 돌과 같은 묵직함을 선사하는 빛깔을 띤 채, 전신에 용암이 흐르는 것처럼 불규칙한 붉은 균열들이 나 있는 존재였다. 한마디로, 그것은 화산 분화구에서 갓 기어 나온 악마처럼 생긴 외계인이었다. 외형만을 가지고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는 것을 아는 제이크였다. 인간도 그렇게 선량한 얼굴로 끔찍한 짓을 일삼았으니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예외였다. 테르모족은 두렵게 생겼으며, 심지어 인간을 잡아먹고 인두겁을 뒤집어쓰는 원주생명체를 마주해도 이것보다는 덜 무서울 것 같았다. 그래도 아직 낙담하긴 일렀다. 정보에 따르면 테르모족은 팔이 여섯 개라고 했으나 놈에게 붙어 있는 건 단 두 개뿐이었다. 후하게 쳐줘서 다리를 팔의 범주에 집어넣는다 해도 네 개였다. 혹시라도 원주생명체처럼 테르모족이 지배하는 행성에 사는 미천한 괴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제이크는 눈앞의 괴물을 경계했다. “크으으….” 그것은 심지어 우주 공용어도 할 줄 모르는 듯했다. 놈이 낸 소리는 자음과 모음의 조합을 가진 어떤 언어가 아닌 짐승의 울음소리였다. 그것이 제이크를 향해 몸을 굽히는 순간, 또다시 펄떡거리는 붉은 것과 눈이 마주쳤다. 놈의 몸이 제이크보다 머리 두 개쯤은 더 컸기 때문에 정확히 가슴팍에 시야가 닿는 것이었다. 눈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놈의 심장쯤으로 보이는 기관이었다. 그것은 가슴팍 한가운데에 떡하니 자리 잡고 불규칙하게 고동치며 놈이 살아있는 존재임을 방증했다. 놈이 제이크의 얼굴을 살펴보듯, 가까이 얼굴을 들이미는 그 순간까지도 제이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눈도 없는 주제에 고개를 들이미는 행위를 하는 게 아주 기이하게 느껴졌다. 제이크의 안색을 살피던 그것은 대뜸 팔을 뻗어 제이크를 둘러메고 동굴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봐…! 혼자 들어갈 수 있으니까 놓게!” 순식간에 괴물에게 붙잡혀 안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 제이크의 시야를 차지하게 된 건 놈의 종아리와 동굴 바닥뿐이었다. 안에서 놈의 체액이 역류하는 게 느껴져서 구역질이 났다. 성큼성큼 안으로 걸어 들어가던 놈은 가차 없이 제이크를 침대에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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