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소설의 배경은 조선후기 시류와 정치를 차용한 가상시대입니다. 작중 등장하는 인물 및 지명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므로 독서에 참고 바랍니다. 호수를 찾으러 몰래 출궁한 것이 발단이었다. 혜강은 하필 원수 가문의 아들이자 금군별장인 재윤의 눈에 잘못 띄고 말았다. “별장께서 호위에 이렇게까지 신경 쓸 줄은 몰랐습니다. 뒷배가 이리도 든든하니 다음부터는 호수 말고 바다에 빠져야겠네요.” “꼭 손발이라도 묶어 달라고 애원하는 것으로 들립니다.” “그 귀는 아주 멋대로 알아듣는 데 타고났나 봅니다.” “그럼 어디 도망가 보십시오.” 재윤의 말 한마디가 혜강을 멈춰 세웠다. 의외인 반응이라 뒤를 돌아보자, 뒷짐 진 그가 집요한 시선으로 서 있었다. 입술 끝을 휘어 올려 미소를 머금은 채였다. 도망친 표적을 쫓는 것을 즐기는, 서늘한 광기마저 느껴지는 미소가 이상하게 야해 보였다. “되도록 멀리 가셔서 잡히진 마시길 바랍니다.” 그는 어느덧 성큼 다가와 있었다. “하나 제겐 말도 있고, 검도 있고, 마마의 몸에 손을 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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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작품은 1930년대 무렵 개화기 조선을 모티브로 한 가상의 입헌군주국 '대한'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한'은 어떠한 침략 없이 자연스레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 개화한 가상의 국가입니다. 작중 등장하는 사건이나 이름 등은 역사적 사실과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첫날밤, 남편에게 씨를 달라고 했다. “농사에 흥미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그것도 첫날밤에.” 남자가 미간을 좁혔다. 기껏 여기까지 데려왔는데도 이해를 못 한 눈치다. “맞소, 내 관심은 온통 밭농사요. 그리고 여긴…. 우리가 씨를 뿌릴 땅이오." 나는 손바닥을 척 내밀었다. 강단 있는 눈빛도 잊지 않았다. “씨를 주시오.” 그런데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겼다. “교습이 필요하겠습니다. 밤마다 제가 가르쳐드리는 것들을 잘 배우고 익힌다면, 그때 씨를 드리겠습니다.” 교습이라니? 양반인 나를 가르칠 사람은 학당 스승님밖에 없건만. 나라 꼴이 어찌 이렇게 돌아가나 기가 막혔다. *** 몸뚱이가 과육이 돼 버린 것 같았다. 자꾸 자신을 먹기 좋은 과일이나 사탕 취급한다. 보자 보자 하니까. 수치심이 확 올라 아랫입술을 말아 물었다. “왜 먹으려 든 거요? 깨물고 먹으란 말은 안 했소!” “아직 안 먹었습니다. 맛만 본 겁니다.” 연아의 눈동자가 서서히 커다래지더니 갑자기 진지하게 바뀌었다. “날… 어쩔 셈이오.” “데리고 살 겁니다. 평생.” 남자는 능청맞게 한 술 더 떴다. “살려 줄… 생각으로?” “잡아먹을 생각으로.” 깜짝 놀란 연아가 침대에 엉덩이를 움직여 뒤로 물러났다. “미쳤어!” 도망가려고 침대 밖으로 다리를 뻗자, 남자는 사냥감을 느긋이 쫓는 미소로 한 팔을 쭉 뻗어 잘록한 허리를 끌어당겼다. 몸이 가볍게 뒤집힌 연아는 어안이 벙벙했다. 순식간에 엎드린 자세가 됐다. 그대로 치마를 들친 남자가 속바지를 내리고 옹골찬 엉덩이를 잘근 깨물었다. “어쩝니까. 이미 남편인데. 책임지고 살아남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