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기우는 너의 밤을 위하여
작가달이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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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혁이 찔꺽, 좁은 구멍 안으로 중지를 밀어 넣었을 때. 축축하고 미끈한 액체가 제 손을 타고 흘러내렸을 때, 수혁은 욕정에 멀어버린 눈을 들고 율혜를 마주해야 했다. 제 목덜미에 서슬 퍼런 날붙이가 닿았으므로. “...그러니까, 빨리... 끝내라 하였지요.” 큭, 수혁은 저도 모르게 가소로운 웃음을 흘렸다. 날붙이를 쥔 율혜의 손이 하잘없이 떨리고 있었기 때문에. 떨리고 있는 몸은 제가 손가락을 밀어 올릴 때마다 비틀린 신음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에. 신음은 죽음을 목전에 둔 자신보다 더 울음에 가까웠기 때문에. “찔러야지.” 수혁이 율혜의 질구 안으로 찔걱, 손가락을 더 깊게 쑤셔 넣으며 조곤거렸다. “여기를, 이곳을, 찔러 넣어야지.” 수혁이 율혜의 손을 고쳐잡고 핏줄이 단단하게 선 곳으로 이끌어냈다. 율혜가 힘을 조금만 실어도 살갗은 금방이라도 버려내 질 것 같았다. 수혁은 낮게 웃으며 다시 율혜의 눈을 지켜봤다. 파리한 달빛이 지날 때. 그보다 희게 질린 율혜의 얼굴이 보였다. 제법 귀엽게 봤는데, 그보다 더 귀엽게 놀 줄 아는 계집이 아닌가. 내 갈증은 네가 채워 줄 것 같구나, 오랫동안. 너는 사람을 죽여보겠다 마음이라도 먹어 본 적이 있는 계집이었을까. 그런 너에게 이 밤, 그런 마음을 먹게 한 사내가 내가 처음이라면 그것 또한 영광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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