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회사에서 부당 해고를 당한 ‘윤이나’는 좌절감에 빠져 집에 가던 중, 평소 야근을 할 때마다 환하게 불을 밝히던 의문의 가게에 들어서고. 그곳이 지친 마음도, 피부도 사르르 녹여준다는 소문이 무성하던 클렌징 샵 ‘달빛세면소’ 란 걸 알게 된다. 이나는 그곳에서 호기심 반, 신기함 반으로 세면소 사장 ‘현두’에게 클렌징을 받으며 그의 따스한 손길과 멘트에 큰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이 남자…어딘지 좀 이상하다? 클렌징을 받다 깜빡 잠이 든 자신을 기다리다 잠이 든 그를 깨운 뒤 집으로 향하던 길, 현두는 이나를 붙잡곤 다짜고짜 자신을 재워달라 부탁하는데…?! 그에겐 과연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오직 나만이 잠재울 수 있는 존잘남과의 3개월 계약 동거 시작♡
아무리 괜찮은 남자를 만나더라도 라정의 애정은 그의 털과 함께 공존하지 못했다. 가슴 털이 수북해서, 다리털이 빗질해도 될 만큼 길어서, 저녁만 되면 수염이 듬성듬성 올라와서, 여름날 넓은 소매통 안으로 들여다보인 겨드랑이가 무성해서. 그녀의 애정과 흥분이 사그라지는 이유는 늘 ‘털’이었다. 아무리 취향에 맞게 잘 조리된 맛깔스러운 음식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 구불거리는 털을 발견한다면 한순간에 입맛이 뚝 떨어져 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이러다가는 정말 남자랑 섹스는커녕 고추 구경도 한 번 못 해보고 죽을 것 같았다. 그런 그녀에게 오래된 친구 녀석이 아주 덤덤하게 말했다. “내 거라도 털 뽑고 보여줄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