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미모의 상징, 프레이야 제국 최고의 신붓감 타티아나 카르티엔. 믿었던 약혼자의 배신에 절망도 잠시, 이보다 더 큰 충격이 있을 줄은 몰랐다. “며칠만 좀 참지, 멍청하게 들킬 건 뭐람.” 내 편이라 믿었던 가족 모두가 내 약혼자의 본성을 알고 있었다니. 절대 혼인하지 않겠다는 타티아나의 엄포에 그녀를 애지중지했던 어머니가 등을 돌렸다. “싫다면 이 집에서 나가야겠지.” “…….” “물론 내가 준 것들은 전부 놓아두고.” 남은 시간은 일주일. 남편감을 구하지 못하면 맨몸으로 거리에 내쫓기게 생겼다. 이대로 끝인가 싶은 순간 떠오른 마지막 한 사람! 온갖 멸시를 받던 사생아 출신 용병에서 3년 만에 프레이야의 전쟁 영웅으로 돌아온 붉은 눈의 사신, 카이넬 타운센트. 막다른 골목, 밑져야 본전. 이 험한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악마의 손이라도 잡아야만 한다. “타티아나 카르티엔. 당신은 이제 누가 뭐래도 타운센트 부인이야. 날 먼저 찾아와 혼인을 청했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
“어둠이 부인을 찾아오지 않게, 지키겠습니다.” 유일한 가족인 오라버니의 죽음 후 악왕부의 청혼서를 받은 소해. 악왕이 전장을 누비는 동안 그녀는 악왕부에 갇혀 천천히 질식해가고 있었다. 전쟁이 끝난 후 악왕, 윤의 귀환이 다가오자 악왕부는 술렁이기 시작하고, 소해는 부덕을 이유로 원치 않는 선택 아래 놓이는데……. 이 냉랭한 한기가 흐르는 한가운데서 오로지 눈에 불을 담고 있는 윤만이 뜨거웠다. “좋아합니다.” 대답을 바라는 말은 아니었다.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 진중하게 타오르는 새까만 눈동자에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검은 구렁텅이. 저승의 끝이라는 밤의 나락, 그 정처 없는 곳으로 이미 발을 내딛어버렸다.
"그쪽이 한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하지.”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숨긴 채 펠릭스 버클리 공작을 수행하던 에단 달튼. 하지만 에단은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거울 안 저 얼굴은 아름다운 귀족영애 글로리아의 것이었다! 세상에나! 글로리아는 펠릭스 공작의 약혼녀 후보잖아! 그런데 공작님께 뭘 제안했다고? 이 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