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주무르는 신의 손, 한국대 수석졸업에 빛나는 흉부외과의 샛별 윤해준. 사람 살리겠단 마음 하나로 수술을 진행했던 환자가 사라져버렸다! 병원비만 칠천팔백.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맹수에게 납작 고개를 조아렸다. “돈 갚을게요. 어떻게든 갚을게요.” “……무슨 수로?” 서문그룹 후계자이자 제일병원의 이사장, 서이한. 가진 것이라면 돈, 혹은 막대한 돈뿐인 그에게 아쉬운 것이라면 단 하나. 어머니의 성화에서 자신을 자유롭게 해줄 ‘없는 애인’뿐. 마침 제 앞에 굴러떨어진 뻔뻔한 초식동물의 목덜미를 덥석 물어버렸다. “한 번에 천만 원 어떻습니까?” “……이, 이사장님과 만나면요?” “‘만나는 척’이겠죠.”
『너의 기억을 남겨둔 건 그래야 이 세상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야. 에모,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란다.』 전쟁은 승리하였으나 밀 농사는 폭망이라! 용사와의 싸움에서 진 마왕이 죽기 직전 뿌린 저주로 대기근이 든 리폴카 제국. 나 에우데모니아 플레누스는 대륙의 식문화 발전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전생의 지식을 간직한 채 이 땅에 태어났다! 사람들은 먹을 게 없어 굶어 죽으면서도 감자도, 고구마도, 토마토도 먹지 않는데……. 꼬마 영주님의 대륙판 ‘삼시 세끼’ 프로젝트! “아기씨는 식복을 가지고 태어나셨습니다. 저의 힘이 강하지 않아 환영을 오래 보지 못하였습니다만 생전 본 적 없는 수많은 음식들이 아기씨의 미래에 존재했습니다. 평생 굶지 않고 맛있는 걸 잔뜩 먹으며 사실 겁니다.” 정신만 전생의 성인이면 뭐하나, 몸은 아기인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아웅, 큰일이다!
“운명이 아니라 떠밀려 한 결혼이라 해도 난 상관없어요. 이렇게 만났으니까.” 누구에게나 부러움을 사는 위치에 있었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스스로 쟁취해야만 했던 남자, 현준. 우아하고도 가식적인 집안에서 미운 오리 새끼로 태어나 자신을 숨긴 채 홀로 웃어야만 했던 여자, 은수. 낮에 나온 반달처럼 부자연스럽게 시작된 그들의 관계.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가기 시작한 그들은 이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하는데……. “살아오는 동안 난, 내가 너무 싫었어요. 뭘 해도 부정당하고 무시당하기 일쑤였기에, 나를 사랑할 생각조차 해본 적도 없었어요. 숨기고 치장하면서, 그렇게 철저하게 나를 외면했었어요. 하지만.” “…….” 현준이 손을 내밀어 뺨을 쓰다듬어주자 은수는 그의 손 위에다 자기 손을 꼭 겹치며 말을 이었다. “나보다 더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있으니, 난 이제 무서울 게 하나도 없어요.”
“그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마음을, ……사랑한다고 하는 겁니다, 지금.”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여자 제니 윤. 일 때문에 머무르게 된 한국에서 매력적인 세 명의 남자 여민준, 지승윤, 도재희를 만난다. 세 명의 앞 성을 따면 여. 지. 도. 그녀의 순수한 미소에 마음이 녹아내리고 그녀의 엉뚱발랄함에 가슴이 사정없이 뛰기 시작한다. 그녀의 거침없는 표현과 자유분방함이 새롭다. 예측불허, 그녀가 지금 우리를 흔든다! 그리고 제니가 선택한 남자는 과연 누구일까? 한국으로 와서 그를 다시 만난 것은 그녀의 인생에 가장 큰 행운이었고, 그를 선택한 것은 그녀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일 중의 하나임이 분명했다. 그렇게 그들은 만났고, 사랑했다. 결혼을 했고, 함께 살게 되었다. 그리고 같은 미래를 꿈꾸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햇살 눈부시게 내려앉은 그날로부터 시작되었다.
하르타니스 제국에 공녀로 바쳐진 아이넨 왕국의 뒷배 없는 공주, 리세. 누구도 제게 관심을 보이지 않아 이쯤이면 모두에게서 잊혀졌다 생각했을 때, 황제가 그녀를 찾았다. 황제와의 첫날밤. 눈가리개 너머, 들려오는 황제의 목소리가 5년 전에 죽은 연인을 떠오르게 했다. 제가 주워 살린 도망 노예, 데스타드. 데스타드는 죽었어. 마렘 강의 급류에서 살아난 사람은 없다고. 그런데, 황제에게 안길수록 데스타드가 떠오른다. 그를 지워낼 수가 없다. “소원을 하나 들어주죠.” 황제의 달콤한 제안. 리세가 바라는 것은 하나뿐. 다른 선택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폐하를 보고 싶어요…….” 확인해야 했다. 그가 누구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