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인공을 질투해 패악을 부리다 몰락하는 악녀 언니가 되었다. 하지만 이곳이 소설 속 세계라는 걸 안 건 이미 악행을 저지른 이후. ‘이 사람들에게 구차하게 매달릴 가치가 있나?’ 나에게만 이해와 동정을 바라는 아버지도, 사생아인 여동생만 싸고도는 오라버니도, 나만 보면 날을 세우는 남주들도 귀찮다 이거예요. 완전한 독립을 위해 지금은… 내 돈을 숨길 때다! * * * “그거 들었어요? 이번에 제국 경제지에서 "제국을 좌지우지하는 10인의 경제인" 리스트를 업데이트했는데…!” “1등이 프림로즈 영애래요!” “세상에, 그럼 영애는 얼마나 부자라는 거예요?” 어느 날, 악녀라는 이미지 때문에 피해가 갈까 숨기고 있던 내 사업이 밝혀졌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이상하다. “가족이라는 인연은 네가 싫다고 해도 끊을 수 없는 법이다.” “나도 몰라. 내가 왜 릴리카가 아니라 네 앞에 왔는지.” “단 한 번만 기회를 주는 게 어려운 일입니까?” 그토록 바랐던 사랑이 포기한 뒤에야 이루어진다는 게 우스웠다. 거기다 내가 기꺼이 그들의 손을 붙잡을 거라 믿는 모습은 끝까지 오만하기 그지없어서. “꺼져요.” 파트너 신청을 하는 남자들에게, 나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쑥과 마늘만 씹는 식단은 참겠다. 동굴에만 갇혀 지내야 하는 환웅의 계율도. 하지만 지금도 우적우적, 선식을 강행하는 저 미련한 곰탱이 수인(정함)만큼은……. ‘환웅의 씨를 받아 가려 작정했다 이 말이지?’ 환웅은 부연했다. 혹여나 우리 수인끼리 박아대다간, 인간이 아닌 짐승의 씨를 배게 될 거라고. ‘흥. 내(구열)가 미쳤다고 저 곰과 붙어먹을 리가.’ 그렇게 그는 눈여겨볼 가치도 없는 방해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놈, 환웅을 대하는 말과 몸 기술이 남다르다. 게다가 환웅도 찾아오지 않는 새벽엔……. ‘너, 왜 동굴을 나가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