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볕 좋은 한낮. 마당에 게이트가 터졌고, 휘말린 권재진은 사지가 찢겨 죽었다. …그런 줄만 알았다. “아, 일어났어요?” 감금 첫날로 회귀했다. 재진의 다리 사이에서 익숙한 낯짝이 불쑥 솟았다. 서의우가 밑에서 바지를 벗기고 있었다. 권재진은 아래가 벗겨지든 말든 말없이 서의우의 얼굴을 지켜보았다. 지난 생애 4년 동안 지겹도록 마주했던 얼굴이다. 그때는 낯선 장소에 끌려와 강제로 덮쳐진다고 생각했다. 사실이 그렇기도 했다. “씹, 잠깐 손 좀, 멈춰 보십시오.” “하하. 귀엽네요, 당신.” 아무것도 모르고 무참하게 당하던 때와 달리, 이번에는 손쉽게 서의우를 쥐고 흔들어 댈 수 있다. 서의우의 사고방식도 잘 알고, 무슨 행동과 말을 해야 그를 움직일 수 있을지도 잘 안다. 가이딩만 미끼로 내걸면 서의우는……. 서의우가 거친 숨을 내쉬며 쏟아진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쓸어 넘겼다. 빛을 투과하는 듯한 밝은 흑발이 자연스럽게 이마를 드러내고 넘어갔다. 흥분으로 들뜬 안광이 위험하게 번뜩거렸다.
휴학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드라마광 노은. 드라마같은 사랑을 꿈꾸던 노은은 우연히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보게 되고 자신의 운명을 찾으러 파리로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돈 많고 잘생긴 노은의 파트너 '롤렉스'를 만나게 된다. 섹스 잘하고 돈 많고 다정하지만, 어딘지 수상한 '롤렉스'의 비밀은?
"선하고 다정한 마음의 소유자 이정우. 정우는 다친 다리를 치료해주었던 비둘기를 따라 학교 뒤편으로 향하게 된다. 그 곳에는 마치 천사 같은 이상형의 사람, 정해인이 낮잠을 자고 있었다. 해인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고 천천히 다가가는 정우. 하지만 해인의 이상형이 자신과 반대되는 성격인 “광공”이라는 것을 알고 크게 상심한다. 정우는 완벽한 광공으로 거듭나 자신이 해인의 이상형이 되기로 결심하는데… 9년 후 서점에서 재회한 두 사람. 광공이 되려는 정우와 그런 정우를 돌려놓으려는 해인의 공방전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