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남자
글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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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은 15세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어제 잘 보냈어요?” 지형이 가져온 브리프 케이스를 내려놓기 무섭게 네! 라는 답이 외쳐졌다. 앞줄부터 채워진 자리는 신기하게도 여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날이 날이니만큼 오늘은 한 번 출석체크를 해볼 마음이었다. 자신의 수업에 꼭 들어오겠다는 타과의 학생들까지 합세해 수강신청은 언제나 전쟁 아닌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그게 대단하기도 하고 또, 그 속을 뚫고 온 승리자들을 한 명씩 확인해 보고 싶기도 했다. “이수인.” “…….” “이수인. 결석인가?” ‘결석인가 보네.’하고 볼펜으로 선을 긋는 순간, 별안간 쿵! 소리와 함께 ‘아!!!!!!!!’하는 소리가 구석에서 흘러나왔다. 그 바람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한곳으로 쏠렸다. 수인은 너무 아파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옆을 째려보았다. 승원이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며 소리 없이 입 모양으로 다급하게 ‘출석!’이라고 외쳤다. 출석? 그제야 정신이 든 수인이 이마에 댄 손을 얼른 떼고 높이 들면서 ‘네!’ 목청을 높였다. “이수인?” “…네.” 수인은 아까의 당찬 패기는 어디로 가고 부끄러움에 모기만 한 소리로 대답했다.그리고는 에라 모르겠다 라는 심정으로 고개를 들고 손을 높이 든 채 교수에게 자신의 위치를 확인시켜줬다. 지형이 출석부에 체크한 걸 다시 정정하고 그녀의 얼굴을 쳐다봤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수인은 그 자리에서 심장이 멎을 뻔했다. 아니 다시 기억해보면 정말로 사람의 심장이 멎을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지형 역시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모두 사라져버린 채, 멍하니 수인을 바라봤다. 시간이 정지해버린 것 같았다. 꽉 차 있던 강의실에는 순식간에 모두가 사라지고 둘만 남은 듯했다. 갑자기 한 달 전으로 되돌아간 기분이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그 날 밤, 그 여자. 자신에게 하룻밤 꿈처럼 다가와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그 여자. 그 여자가 다시 한번 지형의 눈앞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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