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강이 되어 흐르고, 악취가 바람을 타고 흐르는. 잔혹한 풍경에 어울리지 않게 피에 물들어 있는 장엄한 왕좌 하나가 중심에 홀연히 놓여 있다. 남자는 피에 녹슨 검과 창을 땅에 꽂고, 전신에 피 칠갑을 한 채 왕좌에 풀썩 앉았다. -내 숙원 중 하나가 그대로 인해 이루어졌구나, 상을 주마. 원하는 게 무엇인가? 신의 물음에도 남자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 문득 입을 열었다. “돌아가고 싶습니다.” -돌아가고 싶은가? 여기서 그대가 이룩한 모든 것, 그것이 아깝지 않은가? 그 말에 남자의 눈에서 투명한 눈물이 방울져 내린다. 피와 배신 그리고 학살로 점철된 백 년의 세월 간, 메말라 버린 줄 알았던 눈물이었다. 그러나 끝에 와선 그도 결국 감성에 사로잡히는 모양이다. 아니면 모르지. 너무 망가져 버렸는지도. “고향이, 고향이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그대의 뜻이 그렇다면, 나 또한 존중하리라. 그러나 명심하라, 결국 그대는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환한 빛이 번쩍였고, 남자는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세상은 완전히 다른 곳으로 변해 있었다. “돌아왔구나, 고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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