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씨, 고남주
글반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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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왜 나한테 뽀뽀했어?” “나도 모르게 그만.” 웃음이 헤프고 멋대로 들이대고 아무 데서나 잠드는, 그녀는 유쾌한 씨. 이름은 고남주. “대답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냐?” “그래? 알았어. 책임질게.” 헌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 남 일에 신경 끄고 싶은데 한눈에 찍혀 버린 까칠한 전학생 도지완. “기다릴게. 너 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너를 기다렸어. 산이 울긋불긋 변하는 시간을 넘어 눈이 오는 시간을 지나 꽃이 피는 시간을 건너 매미가 우는 폭염을 견뎌 냈어. 언젠가 돌아올 줄 알았으니까. 뜨겁게 타오르고, 숨이 막힐 것 같은 첫사랑. 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나는 너를 만나러 가. 일 년을 꼬박 살아 내고 싶은 남주와 서러운 폭염을 견뎌 낸 지완의 기적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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