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정
글이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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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저 좀 살려 주세요…….” 사이비 종교에 빠진 가족들 덕분에 나이 많은 장로와 결혼하게 될 위기에 처한 지서우. 가까스로 하늘 구원 교회에서 탈출한 서우는 죽기 살기로 도망쳐 급기야 한 남자의 차로 뛰어들게 된다. 무속 신앙을 신봉하는 조부 때문에 이립(李苙) 안에 반드시 결혼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대한 자동차 대표 차민준. 대충 아무 여자 아니, 적어도 잠자리 할 맛은 나는 여자로 골라잡아 결혼하려고 벼르던 중 차 앞으로 뛰어든 지서우와 운명처럼 마주하게 된다. 파리한 얼굴, 물기에 젖은 눈동자, 군데군데 찢어져 뽀얀 살가죽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순백의 드레스까지. 여자를 빤히 들여다보던 남자의 입꼬리가 유유하게 올라갔다. “찾았네, 내 신붓감.” *** “민준 씨가 말한 젖비린내요. 그거…… 어떻게 하면 지울 수 있는데요……?” “……하, 뭐?” “아니면…… 지워주실 수 있어요? 차민준 씨가.” 남자의 표정이 일순간 서늘해졌다. 길가에 내다 버린 고양이처럼 생겨가지고 도대체 뭐라는 건지. 하물며 지금 눈앞에 있는 여자는 가엾으리만치 파르르, 떨고 있었다. 되도 않는 객기를 부리는 게 괘씸해서 두 번 다시는 그런 못된 말을 하지 못하도록 버릇을 단단히 고쳐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바들바들 떨면서 잘도 지껄이네.” “……!” 서우의 기다란 머리칼을 찬찬히 쓸어내리던 그가 셔츠 안으로 불쑥 손을 집어넣었다. 서늘하기 짝이 없는 손으로 지서우의 가느다란 허리를 지분거리다가 솜털 하나 없이 보송한 목덜미에 얼굴을 묻는다. 할짝- 살갗을 핥는 소리가 야릇하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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