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난 네가 던진 덫에 걸린 기분일까.” 전처를 만났다. 형과 맞선 본 여자. 그러나 결혼은 자신과 해야 했던 여자. 구강희에게 그저 그런 여자여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던 성도현을. *** “그 욕구 딴 새끼한테도 풀었어?” 그녀에게 저 말고 다른 놈이 있었을까. 그게 가장 궁금했다. 그의 공간에서 구석 자리 정도만 차지했어야 했을 낯선 화초 같은 여자. 그 여자는 물을 주지 않아도 쑥쑥 잘 자라 푸릇해지다 못해 야릇해져만 갔다. “기대돼요. 말했잖아요. 나 연애도 못 해봤다고. 그래서 구강희 씨와 하게 될 모든 것이 처음이에요. 해 봐요. 뭐 어때요. 우린 부분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든 것이 그가 처음이라던 성도현이란 블랙홀에 빠져 있었다. 몸정, 맘정이 들어버렸는데. 그런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성도현은 이별을 말했다. “그냥 같이 잘 수 있는 남자가 필요했어요. 당신…… 제법 하니까. 이제 더는 사양이에요.” 공감 능력 매우 부족의 문과형 남자 구강희와 IQ 160의 KAIST 공학박사 성도현. 다른 차원의 세계에 존재하던 두 사람이 결혼이라는 시공간 안에서 일그러졌다.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시간에 한 가지 이치가 있다면 모든 것은 한 번에 일어나지 않는다고. “나한테 돌아올 거 아니면 내 머리를 부숴서 기억이라도 가져가.” 서로 다른 시간에 발생한 엇갈린 사랑은 그렇게 파란만장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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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365일 바쁜, 대학 병원 응급실의 1년 차 전공의 우은선. 은선에게 처절하게 버림받고도 아직 그녀를 떨쳐버리지 못한, 전남편 황수신. 두 사람이 5년 만에 만났다. “아윽. 오빠, 더, 더……. 하아, 더 깊이.” 다른 곳도 아닌, 침대 위에서. * * * “도대체 나 보고 어쩌라고. 왜 내 앞에 얼쩡거리면서 사람 미치게 하는 거야. 도대체 왜. 너랑은 상관없이 조용히 살고 싶다는데. 도대체 왜…….” 입 안 구석구석을 핥으며 시작된 키스는 곧이어 전투가 되었다. 사전 예열 없이 갑자기 타오른 불꽃이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두 사람을 뜨겁게 에워쌌다. 은선의 입 안 구석구석을 헤매던 수신의 입술이 쇄골로 내려와 둔덕 위를 빨다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나 좀 내버려 둬. 제발.” 아무리 수신이 자신을 원망해도 어쩔 수 없었다. 아직도 황수신을 이렇게 흔들어 놓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에 은선은 너무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더 이상 날 미치게 하지 말라고.” “아읏…….” “말해 봐. 내가 더 돌기 전에. 우은선. 하아. 네가 원하는 게 뭐야.” “멈추지 마. 오빠, 나 놓지 마.” 그녀는 모른다. 변하지 않는 마음을 지닌 사내가 겪어내야 했던 그 지옥 같았던 시간을. 은선은 절대 모를 것이다. 그래서 수신은 흔들리기 싫었다. 아니, 흔들릴 수 없었다. 그 지옥을 다시 겪어낼 자신이 없으니까. 그 모든 일은 한 번으로 충분했다.
“왜 난 네가 던진 덫에 걸린 기분일까.” 전처를 만났다. 형과 맞선 본 여자. 그러나 결혼은 자신과 해야 했던 여자. 구강희에게 그저 그런 여자여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던 성도현을. *** “그 욕구 딴 새끼한테도 풀었어?” 그녀에게 저 말고 다른 놈이 있었을까. 그게 가장 궁금했다. 그의 공간에서 구석 자리 정도만 차지했어야 했을 낯선 화초 같은 여자. 그 여자는 물을 주지 않아도 쑥쑥 잘 자라 푸릇해지다 못해 야릇해져만 갔다. “기대돼요. 말했잖아요. 나 연애도 못 해봤다고. 그래서 구강희 씨와 하게 될 모든 것이 처음이에요. 해 봐요. 뭐 어때요. 우린 부분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든 것이 그가 처음이라던 성도현이란 블랙홀에 빠져 있었다. 몸정, 맘정이 들어버렸는데. 그런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성도현은 이별을 말했다. “그냥 같이 잘 수 있는 남자가 필요했어요. 당신…… 제법 하니까. 이제 더는 사양이에요.” 공감 능력 매우 부족의 문과형 남자 구강희와 IQ 160의 KAIST 공학박사 성도현. 다른 차원의 세계에 존재하던 두 사람이 결혼이라는 시공간 안에서 일그러졌다.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시간에 한 가지 이치가 있다면 모든 것은 한 번에 일어나지 않는다고. “나한테 돌아올 거 아니면 내 머리를 부숴서 기억이라도 가져가.” 서로 다른 시간에 발생한 엇갈린 사랑은 그렇게 파란만장하기만 하다.
어쩌다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여자를 사랑했는지 모르겠다. 철 없고, 자기 밖에 모르고, 제 멋대로인 그리고 누구보다 열정적인 여자 우은선을.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고, 왜 내 앞에서 얼쩡거리면서 사람 미치게 하는 거야. 도대체 왜? 너랑은 상관없이 조용히 살고 싶다는데. 도대체 왜…..” 일년 365일 바쁜 대학병원 외과 1년 차 전공의 우은선. 은선에게 처절하게 버림받고도 아직 그녀를 떨쳐버리지 못한 전 남편 황수신. 두 사람이 5 년 만에 만났다. 다른 곳도 아닌, 그녀의 집 침대 위에서. “네가 나 버렸잖아. 버렸으면…… 줍지 마” “아닌데. 난 잠깐 흘린 건데. 그래서 다시 주울라고. 오빠, 내 거잖아” 변하지 않는 마음을 지닌 사내가 겪어내야 했던 그 지옥 같은 시간을 은선은 모른다. 그래서 수신은 흔들리기 싫었다. 지옥을 견뎌내는 건 한 번으로 충분했으니까.
“난…… 고지식한 남자예요.” 이 여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지금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난 당신을 책임질 겁니다. 그래도…… 됩니까?” 이 이상한 여자 김미래를 만나기 전까지 이도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여이도 실장님. 우리 나이면 의심할 바 없이 지나치게 성인이에요. 서로 합의하에 있었던 일을 가지고 책임 운운하는 건 좀 그렇지 않아요?” 이런 대답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전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아닌데요.” 의문의 1패를 당하고 일 년여가 지난 후. 다시 이 이상한 여자를 만났다. “서로 한 번 즐긴 걸 가지고…….” “그럼 이번엔 제대로 즐겨보는 건 어떻습니까?” 사지멀쩡 but 고지식 ‘고서복원가’와 연애세포가 일찍 노화된 ‘7급 공무원’의 애정 복원 스토리.
“내 몸에만 끌렸대도 상관없으니까 나 잡아. 이 잘난 몸 기꺼이 대줄 테니까.” 경계가 허물어진 공간을 타고 내려온 귀신들이 그 시간까지 깨어 있는 인간을 현혹한다는 새벽 3시. 여자가 물었다. “해 뜰 때까지 내 방에서 기다리는 건 어때요?” “혹시 이거 유혹입니까?” 헛짓. 야한 짓. 미친 짓. 이 여자와 할 수 있는 짓이란 짓은 뭐든 다 하고 싶어 몸이 달아 있는 놈한테 호텔 방에 같이 있자니. 상식적으로 보자면 유혹이 아닐 수가 없었다. 맞느냐고 묻는 게 웃긴 거다. 그런데 앞에 서 있는 여자의 의도가 도통 짐작이 되지 않았다. 하시열의 뇌리에 단조로운 회색으로 각인되었던 여자는 이후 다채롭게 색을 바꿔 가며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인사가 늦었습니다. CB팀 고은솔 팀장입니다.” 그가 익히 아는 무채색이었다가. “치 떨리게 싫으니까, 그만 좀 질척대요.” 화르르 불꽃처럼 피어오르다가도. “대표님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그 불꽃으로 시열을 녹여대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고은솔 씨, 사람 피 말리는 스타일인 거 알아요?” “얼마 보지도 않고 아는 건 쥐뿔도 없어도 이렇게 눈에 밟히는데 계속 만나면 얼마나 미치게 좋을까 겁이 덜컥 나. 내가.” 그래도 한 번씩 용기를 내 그에게 틈을 보여 주는 은솔에게 무작정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나…… 당신이랑…… 같이 있고 싶어.” 시열이 평생토록 기다려 온 운명이었으니까. “저는 하씨 집안 사람과는 더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놓고 떠나겠단다. 징글징글한 하씨 집안 남자인 줄 알았으면 애초에 아무것도 안 했을 거라며. “대표님과 전 섞일 수 없는 사이에요. 그러니 괜한 수고 그만 하세요.” 웃기고 있네. 섞일 수 없는 사이? 서로 다른 거? 그게 뭐 대수라고. 내가 널 담았는데. 우는 모습. 힘든 모습. 지친 모습 그리고 야한 모습 다 들켜놓고. 나 하시열을 오지도 가지도 못하게 홀려놓고 어디서 내빼 내빼길. “덴마크엔 섞이지 않는 바다가 있어. 농도가 다른 바다가 만나 파도를 만들어 내며 같은 곳을 향해 흐르지.” 시열은 고은솔에게 알려 줄 참이다. 농도가 다른 그 바다는 끊임없이 서로의 약한 부분을 찾아 조금씩 서로에게 스며들다 결국 하나가 된다고.
“난…… 고지식한 남자예요.” 이 여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지금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난 당신을 책임질 겁니다. 그래도…… 됩니까?” 이 이상한 여자 김미래를 만나기 전까지 이도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여이도 실장님. 우리 나이면 의심할 바 없이 지나치게 성인이에요. 서로 합의하에 있었던 일을 가지고 책임 운운하는 건 좀 그렇지 않아요?” 이런 대답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전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아닌데요.” 의문의 1패를 당하고 일 년여가 지난 후. 다시 이 이상한 여자를 만났다. “서로 한 번 즐긴 걸 가지고…….” “그럼 이번엔 제대로 즐겨보는 건 어떻습니까?” 사지멀쩡 but 고지식 ‘고서복원가’와 연애세포가 일찍 노화된 ‘7급 공무원’의 애정 복원 스토리.
“난…… 고지식한 남자예요.” 이 여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지금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난 당신을 책임질 겁니다. 그래도…… 됩니까?” 이 이상한 여자 김미래를 만나기 전까지 이도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여이도 실장님. 우리 나이면 의심할 바 없이 지나치게 성인이에요. 서로 합의하에 있었던 일을 가지고 책임 운운하는 건 좀 그렇지 않아요?” 이런 대답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전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아닌데요.” 의문의 1패를 당하고 일 년여가 지난 후. 다시 이 이상한 여자를 만났다. “서로 한 번 즐긴 걸 가지고…….” “한 번? 기억 안 나요? 우리 그날 한번 아니었는데.” 복잡해지는 건 딱 질색인데……. 고민에 빠진 미래의 머리 위로 남자의 단호한 목소리가 내려앉았다. “그럼 이번엔 제대로 즐겨보는 건 어떻습니까?” 사지멀쩡 but 고지식 ‘고서복원가’와 연애세포가 일찍 노화된 ‘7급 공무원’의 애정 복원스토리.
“딴 놈이랑, 결혼을…. 한다고?” “뭘 그렇게 정색해요. 몰랐던 것도 아니면서.” 한낮의 무더위가 도로 위에 아지랑이를 피워내던 한 여름날. 딴 놈의 여자가 되기 위해 차려입은 고운 혼례복을 즈려 밟고 그녀가 왔다. *** 세상만사 그저 나른한 도하의 신경을 건드리는 향기. 여자의 온몸엔 마른 풀잎 향기가 짙게 배어 있다. 그저 거슬리는 여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젠장… 그 아이였다니. “한유. 너, 나 몰라?” “모, 모르는데요.” “입만 열면 거짓말은.” 들킬 거면 한 이불 속에서 뒹굴기 전에 들키던가. 어떻게 한 침대에서 몇 번을 뒹굴고도 몰랐을까. “제가 알던 사람은 ‘한도하’지 ‘강도하’ 씨가 아닌데요.” “다행이네. 너랑 하는 거 찝찝할 뻔했는데.” “찝찝할 게 뭐 있어요. 우린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닌데.” “아무 사이는 아닐지 몰라도, 아무것도 안 할 사이는 아니지” 어느새 허물을 벗어 던진 샛노란 나비가 무채색이던 도하의 세상을 색으로 물들인다. “말해 봐. 나랑 어쩌고 싶어?” “당신은요? 당신은 어쩌고 싶은데요?” “나? 난 너랑 자고 싶지. 뭘 물어. 당연한 걸.” 잡혀주지도 않을 거면서, 눈앞에서 계속 얼쩡거리는 ‘한유’라는 발칙한 노랑나비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자금난에 빠진 웨딩 컨설팅 회사 ‘Military March’의 대표 ‘백호아’ 빠른 상황판단, 석유 물류 거래에 필요한 과감한 투자와 관리로 ’보퓨엘의 세익스피어’로 불리는 남자 ‘서경호’ “내 결혼을 성공시켜요. 그럼 당신이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겠습니다.” 약혼녀를 도망가게 만드는 바람에 자신이 몇 달 동안 뼈 빠지게 준비한 이 결혼식은 물론, 줄줄이 다른 계약까지 취소되게 만든 장본인 ‘서경호’의 제안에 호아는 철면피 같은 저 낯짝을 확 긁어버리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 “내가 필요한 건 결혼식장에서 내 옆에 있어 줄 여자, 오직 그뿐입니다.” 왜 하필 서로였을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수많은 여자 중에 유일하게 서경호의 슬픔을 본 여자가. 그리고 호아의 환한 미소 속에 가려진 웃지 않는 눈을 본 남자가. *** “나랑 무슨 대화가 통해요? 당신이 하는 말 제대로 이해 못 하는 건 나도 마찬가지예요.” “상관없어요. 우리 대화는 말로 할 게 아니니까.” 한 발짝 성큼 다가온 남자의 눈빛이 좀처럼 짐작하기 힘든 깊은 감정을 담고 호아를 마주했다. “경고하는데. 백호아.” 조금은 거칠고 뜨거운 남자의 호흡이 호아의 입술 바로 앞에 멈췄다. 그녀의 분홍빛 입술이 바르르 떨리자 그것을 바라보는 경호의 검은 눈동자가 호아를 담은 채 점점 더 어두워졌다. “나 흔들지 마.” 서로의 눈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두 남녀의 거리가 조금 더 좁혀졌다. “흔들리니까.”
한 번 본 건 잊는 법이 없는 명석한 두뇌. 범의 기운에 승냥이의 표독함, 여우의 간사함까지 가졌으나 오직 한 사람 소희에게만은 한 없이 약한 왕자, 이강. 발랄하고 당찬 성품으로 강의 마음을 가져간 성도 없이 이름뿐인 소녀, 소희. 제 갈 길이 바쁜 그녀는 적극적인 강의 고백이 그저 오글거릴 뿐이다. “대체 제 어디가 그리 좋으신 겁니까?” “과인이 지나치게 잘났으니 못난 네가 기이하여 그런가 보지.” 강은 제 마음이 앙큼하고도 귀여운 여자아이 소희로 가득 찬 그날부터 결심했다. “저는 조선의 지존이 될 것입니다.” 보위에 올라 소희의 성을 찾아주고 싶다고. 소희가 어두운 밤이 아니라 밝은 하늘아래 당당히 살게 하고 싶다고. “왕이 싫다니. 네가 제정신이냐? 내게 먼저 입을 맞춘 건 너다.” “그게 언제 적 일인데요. 여섯 살 때 일을 가지고 지금.” 하지만 도무지 눈치라고는 없는 소희를 보는 강은 그저 애가 탈 뿐이다. “제발 더 이상 내 속 좀 긁지 말거라.” “이래봬도 제가 춘화집을 열 권하고도 두 권을 더 본 사람입니다.” 남녀 간의 정리를 그림으로 배운 천둥벌거숭이 소녀와 까칠한 군주의 운명 같은 사랑. #왕실로맨스 #동양풍 #시대물 #능력남 #완벽남 #까칠남 #집착남 #순정남 #순수녀 #당당녀 #동정녀 #사이다녀 #강단녀 #쾌활발랄녀
지태욱에게 경여진은 난제 중의 난제. 역대급 킬러 문항. “한편 돼준다고 할 때 나 잡아요. 아무한테나 주는 기회 아니니까.” “검사님, 나 불쌍하죠? 그래도 잘해주지 말아요. 원래 나 같은 애들한텐 함부로 정 주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큰일 나” 큰일은 이미 났어. 사람을 홀려놨으면, 사내자식 머리꼭지를 이만큼이나 흔들었으면 책임을 지라고 이 양심 없는 여자야. 어딜 내빼. 누구 맘대로. 젠장, 연애 한번 하기 더럽게 힘드네. *** 경여진에게 지태욱은 적의 적. 아빠를 나락으로 떨어트리기 위해 준비한 비장의 카드. “지태욱 검사님에 대해 좀 알아봤어요. 다행히 제 아버지 편은 아니시더라고요.” “그게 왜 다행한 일일까요?” “아버지 편이 아니니 저와 한편이 될 수 있잖아요. 적의 적은 내 편이라고들 하니까.” 그가 뭐든 상관없다. 간덩이가 부어터졌든, 성격이 파탄 나다 못해 개차반이든. 성질머리가 개 같다면 오히려 환영. 아빠와 제대로 싸워주기만 한다면 그가 사람이든 개든 징그러운 촉수가 달린 외계 생물이든 하등 문제 될 것 없다. “저랑 결혼 어떠세요?” “그건 안 되겠습니다.” “왜요? 혹시 호적이나 재산 문제가 걱정이라면 깔끔하게 정리해 드릴 테니까 염려하지 마세요. 저 그렇게 구질구질하지 않아요.” “미안하지만, 내가 구질구질합니다.” 그러니 제 몫을 하지 못하는 지태욱따위 치워버리면 그만이다. “어쩌나. 난 말보다 몸으로 해주는 위로가 좋던데.” “검사님, 진짜 연애 많이 안 해보셨구나? 우리 지금 딱 키스 각인데, 그걸 놓치네.” 장난이 좀 심했나? “혹시 만나는 사람 있습니까? 있으면 정리해요. 정리 못 한 사람 있어도 정리하고. 남편 따로 애인 따로 둘 작정이었다면 포기하고.” 지태욱, 당신…… 왜 진심인 건데. “그만 꼼지락대고 여기 사인이나 해요.” “.....이게 뭔데요.” “혼인신고서” 이상하다. 분명 싸움꾼을 골랐는데 왜 사랑꾼이 딸려 왔지?
“내 몸에만 끌렸대도 상관없으니까 나 잡아. 이 잘난 몸 기꺼이 대줄 테니까.” 경계가 허물어진 공간을 타고 내려온 귀신들이 그 시간까지 깨어 있는 인간을 현혹한다는 새벽 3시. 여자가 물었다. “해 뜰 때까지 내 방에서 기다리는 건 어때요?” “혹시 이거 유혹입니까?” 헛짓. 야한 짓. 미친 짓. 이 여자와 할 수 있는 짓이란 짓은 뭐든 다 하고 싶어 몸이 달아 있는 놈한테 호텔 방에 같이 있자니. 상식적으로 보자면 유혹이 아닐 수가 없었다. 맞느냐고 묻는 게 웃긴 거다. 그런데 앞에 서 있는 여자의 의도가 도통 짐작이 되지 않았다. 하시열의 뇌리에 단조로운 회색으로 각인되었던 여자는 이후 다채롭게 색을 바꿔 가며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인사가 늦었습니다. CB팀 고은솔 팀장입니다.” 그가 익히 아는 무채색이었다가. “치 떨리게 싫으니까, 그만 좀 질척대요.” 화르르 불꽃처럼 피어오르다가도. “대표님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그 불꽃으로 시열을 녹여대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고은솔 씨, 사람 피 말리는 스타일인 거 알아요?” “얼마 보지도 않고 아는 건 쥐뿔도 없어도 이렇게 눈에 밟히는데 계속 만나면 얼마나 미치게 좋을까 겁이 덜컥 나. 내가.” 그래도 한 번씩 용기를 내 그에게 틈을 보여 주는 은솔에게 무작정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나…… 당신이랑…… 같이 있고 싶어.” 시열이 평생토록 기다려 온 운명이었으니까. “저는 하씨 집안 사람과는 더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놓고 떠나겠단다. 징글징글한 하씨 집안 남자인 줄 알았으면 애초에 아무것도 안 했을 거라며. “대표님과 전 섞일 수 없는 사이에요. 그러니 괜한 수고 그만 하세요.” 웃기고 있네. 섞일 수 없는 사이? 서로 다른 거? 그게 뭐 대수라고. 내가 널 담았는데. 우는 모습. 힘든 모습. 지친 모습 그리고 야한 모습 다 들켜놓고. 나 하시열을 오지도 가지도 못하게 홀려놓고 어디서 내빼 내빼길. “덴마크엔 섞이지 않는 바다가 있어. 농도가 다른 바다가 만나 파도를 만들어 내며 같은 곳을 향해 흐르지.” 시열은 고은솔에게 알려 줄 참이다. 농도가 다른 그 바다는 끊임없이 서로의 약한 부분을 찾아 조금씩 서로에게 스며들다 결국 하나가 된다고.
고려 말, 까칠하지만 담백하고 곧은 성정을 지닌 선비 백현은 부모처럼 모시던 스승을 잃고 허송세월하는 파락호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백현은 기방 만월각에서 자신이 깨뜨린 찻잔의 파편에 맞은 소년과 우연히 마주치는데. “당신 그 만월각 찻잔 맞지?” “시끄럽구나, 쫑알쫑알.” 남장을 한 채 기방 사람들의 서찰을 대필해주러 몰래 만월각으로 향하던 소운은 자신이 여인인 것을 알아본 백현을 보고 눈을 빛낸다. “예가 아닌 청인 줄 알지만.” “도, 도대체 무슨 청이기에.” “옷 좀 벗어보십시오.” 소운의 당돌함과 따뜻한 성품에 점점 끌리던 찰나, 백현은 거대한 운명의 파도에 휩쓸려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린다. “너를 소실로 삼을 것이다.” 진실을 모른 채 백현의 소실이 된 소운은 눈물 속에서 초야를 치르는데. 안타깝게 얽혀버린 두 사람은 행복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을까? #키워드 동양풍, 신분차이, 권선징악, 직진남, 집착남, 까칠남, 오만남, 엉뚱녀, 외유내강녀, 사이다녀
“내 몸에만 끌렸대도 상관없으니까 나 잡아. 이 잘난 몸 기꺼이 대줄 테니까.” 경계가 허물어진 공간을 타고 내려온 귀신들이 그 시간까지 깨어 있는 인간을 현혹한다는 새벽 3시. 여자가 물었다. “해 뜰 때까지 내 방에서 기다리는 건 어때요?” “혹시 이거 유혹입니까?” 헛짓. 야한 짓. 미친 짓. 이 여자와 할 수 있는 짓이란 짓은 뭐든 다 하고 싶어 몸이 달아 있는 놈한테 호텔 방에 같이 있자니. 상식적으로 보자면 유혹이 아닐 수가 없었다. 맞느냐고 묻는 게 웃긴 거다. 그런데 앞에 서 있는 여자의 의도가 도통 짐작이 되지 않았다. 하시열의 뇌리에 단조로운 회색으로 각인되었던 여자는 이후 다채롭게 색을 바꿔 가며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인사가 늦었습니다. CB팀 고은솔 팀장입니다.” 그가 익히 아는 무채색이었다가. “치 떨리게 싫으니까, 그만 좀 질척대요.” 화르르 불꽃처럼 피어오르다가도. “대표님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그 불꽃으로 시열을 녹여대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고은솔 씨, 사람 피 말리는 스타일인 거 알아요?” “얼마 보지도 않고 아는 건 쥐뿔도 없어도 이렇게 눈에 밟히는데 계속 만나면 얼마나 미치게 좋을까 겁이 덜컥 나. 내가.” 그래도 한 번씩 용기를 내 그에게 틈을 보여 주는 은솔에게 무작정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나…… 당신이랑…… 같이 있고 싶어.” 시열이 평생토록 기다려 온 운명이었으니까. “저는 하씨 집안 사람과는 더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놓고 떠나겠단다. 징글징글한 하씨 집안 남자인 줄 알았으면 애초에 아무것도 안 했을 거라며. “대표님과 전 섞일 수 없는 사이에요. 그러니 괜한 수고 그만 하세요.” 웃기고 있네. 섞일 수 없는 사이? 서로 다른 거? 그게 뭐 대수라고. 내가 널 담았는데. 우는 모습. 힘든 모습. 지친 모습 그리고 야한 모습 다 들켜놓고. 나 하시열을 오지도 가지도 못하게 홀려놓고 어디서 내빼 내빼길. “덴마크엔 섞이지 않는 바다가 있어. 농도가 다른 바다가 만나 파도를 만들어 내며 같은 곳을 향해 흐르지.” 시열은 고은솔에게 알려 줄 참이다. 농도가 다른 그 바다는 끊임없이 서로의 약한 부분을 찾아 조금씩 서로에게 스며들다 결국 하나가 된다고.
“딴 놈이랑, 결혼을…. 한다고?” “뭘 그렇게 정색해요. 몰랐던 것도 아니면서.” 한낮의 무더위가 도로 위에 아지랑이를 피워내던 한 여름날. 딴 놈의 여자가 되기 위해 차려입은 고운 혼례복을 즈려 밟고 그녀가 왔다. *** 세상만사 그저 나른한 도하의 신경을 건드리는 향기. 여자의 온몸엔 마른 풀잎 향기가 짙게 배어 있다. 그저 거슬리는 여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젠장… 그 아이였다니. “한유. 너, 나 몰라?” “모, 모르는데요.” “입만 열면 거짓말은.” 들킬 거면 한 이불 속에서 뒹굴기 전에 들키던가. 어떻게 한 침대에서 몇 번을 뒹굴고도 몰랐을까. “제가 알던 사람은 ‘한도하’지 ‘강도하’ 씨가 아닌데요.” “다행이네. 너랑 하는 거 찝찝할 뻔했는데.” “찝찝할 게 뭐 있어요. 우린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닌데.” “아무 사이는 아닐지 몰라도, 아무것도 안 할 사이는 아니지” 어느새 허물을 벗어 던진 샛노란 나비가 무채색이던 도하의 세상을 색으로 물들인다. “말해 봐. 나랑 어쩌고 싶어?” “당신은요? 당신은 어쩌고 싶은데요?” “나? 난 너랑 자고 싶지. 뭘 물어. 당연한 걸.” 잡혀주지도 않을 거면서, 눈앞에서 계속 얼쩡거리는 ‘한유’라는 발칙한 노랑나비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자금난에 빠진 웨딩 컨설팅 회사 ‘Military March’의 대표 ‘백호아’ 빠른 상황판단, 석유 물류 거래에 필요한 과감한 투자와 관리로 ’보퓨엘의 세익스피어’로 불리는 남자 ‘서경호’ “내 결혼을 성공시켜요. 그럼 당신이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겠습니다.” 약혼녀를 도망가게 만드는 바람에 자신이 몇 달 동안 뼈 빠지게 준비한 이 결혼식은 물론, 줄줄이 다른 계약까지 취소되게 만든 장본인 ‘서경호’의 제안에 호아는 철면피 같은 저 낯짝을 확 긁어버리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 “내가 필요한 건 결혼식장에서 내 옆에 있어 줄 여자, 오직 그뿐입니다.” 왜 하필 서로였을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수많은 여자 중에 유일하게 서경호의 슬픔을 본 여자가. 그리고 호아의 환한 미소 속에 가려진 웃지 않는 눈을 본 남자가. *** “나랑 무슨 대화가 통해요? 당신이 하는 말 제대로 이해 못 하는 건 나도 마찬가지예요.” “상관없어요. 우리 대화는 말로 할 게 아니니까.” 한 발짝 성큼 다가온 남자의 눈빛이 좀처럼 짐작하기 힘든 깊은 감정을 담고 호아를 마주했다. “경고하는데. 백호아.” 조금은 거칠고 뜨거운 남자의 호흡이 호아의 입술 바로 앞에 멈췄다. 그녀의 분홍빛 입술이 바르르 떨리자 그것을 바라보는 경호의 검은 눈동자가 호아를 담은 채 점점 더 어두워졌다. “나 흔들지 마.” 서로의 눈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두 남녀의 거리가 조금 더 좁혀졌다. “흔들리니까.”
고려 말, 까칠하지만 담백하고 곧은 성정을 지닌 선비 백현은 부모처럼 모시던 스승을 잃고 허송세월하는 파락호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백현은 기방 만월각에서 자신이 깨뜨린 찻잔의 파편에 맞은 소년과 우연히 마주치는데. “당신 그 만월각 찻잔 맞지?” “시끄럽구나, 쫑알쫑알.” 남장을 한 채 기방 사람들의 서찰을 대필해주러 몰래 만월각으로 향하던 소운은 자신이 여인인 것을 알아본 백현을 보고 눈을 빛낸다. “예가 아닌 청인 줄 알지만.” “도, 도대체 무슨 청이기에.” “옷 좀 벗어보십시오.” 소운의 당돌함과 따뜻한 성품에 점점 끌리던 찰나, 백현은 거대한 운명의 파도에 휩쓸려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린다. “너를 소실로 삼을 것이다.” 진실을 모른 채 백현의 소실이 된 소운은 눈물 속에서 초야를 치르는데. 안타깝게 얽혀버린 두 사람은 행복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