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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고 싶은 밤
리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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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리님, 강 본부장님 암벽등반 하는 사진 봤어요?” 은유는 땀에 젖은 채 절벽에 매달린 사진 속의 강태오를 빤히 바라보았다. 옆으로 긴 곧은 눈매와 그윽한 진갈색 눈동자. 시원하게 뻗은 콧등과 날렵한 턱. 건강하게 그을린 피부. 움푹 파진 날개 뼈. 로프를 말아 쥔 팔뚝 곳곳에 시퍼렇게 돋은 전완근. 그는 흡사 강력한 남성 페로몬을 뿌리며 산을 타는 한 마리의 수표범 같았다. 이 산짐승 같은 몸과 매서운 눈을 가진 남자가 그런 식의 키스를 할 줄이야……. 크림 셔벗을 먹는 것 같기도 했고, 살살 녹이면 진득한 액체가 쿡-하고 터져 나오는 위스키 초콜릿을 먹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푹신한 가죽시트에 등이 닿은 순간, 셔벗이나 초콜릿은 사라졌다. 농밀해진 강태오의 혀가 쇳덩이처럼 무겁게 입술을 짓눌렀다.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입술보다 더 숨 막히는 것은, 본능에 들끓는 남자의 눈이었다. 소리 내지 않아 그렇지 거세게 으르렁대고 있었다. “이제 그렇게 안 보네.” “……네?” “그걸 보고 싶어서 불을 켠 건데.” “…….” “침실에서 옷 갈아입을 때 나 훔쳐보던 눈빛 말이야.” “흠, 훔쳐본 거 아니에요…….” “아니긴. 눈 이렇게 뜨고 야하게 쳐다봤는데.” - “눈을 찌르지 않을 정도만 정리했어요. 나머지는 헤어숍에 가서…….” 순간적으로 다리에 꽉 힘이 들어갔다. 허리를 조이는 태오의 팔 힘으로 인해 몸이 휘적거렸기 때문이었다. 저지할 새도 없었다. 태오의 입술이 무언가를 찾아 파고들었다. “잠깐만요. 가위가.” 손목을 타고 내려온 강태오의 오른손이 은유의 손에 쥐어진 가위를 떨구어 냈다. 툭- 세면대 위에 떨어진 금속의 마찰 소리를 끝으로 태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벗으라고 해서 벗었고.” “…….” “움직이지 말라 해서 그랬고.” “…….” “눈 감으라고 해서 감았고.” “…….” “이제 내 말대로 해야지.”
완결 여부완결
에피소드67
연령 등급15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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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욕/독점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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