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님, 한 입만 드셔 보세요!
글부엉이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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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명 호텔의 4년차 요리사 민도연. 평소처럼 출근하다가 그대로 소설 속 세상에 빙의된다. 그것도 독살당해 죽게 되는 불운의 엑스트라, 대공 부인 ‘비비안’의 몸으로. 독살 원인은 음식. 죽음을 피하고자 그녀는 모든 음식을 스스로 만들어 먹기로 하지만, “주방에 들어갔다고? 꼭 그렇게 천박하게 굴어야겠나?” 냉혹한 북부 대공 리온은 그런 그녀를 무시하기 일쑤. 한편, 소설 속 세상과 서울 호텔의 냉장고가 연결되어 있어 식재료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비비안. 빙의의 충격은 덮어 두고 실력 발휘를 해 보기로 했다. “오늘은 새로운 음식을 맛보여 줄게요. 다들 기대하셔도 좋아요.” 냉기만 흐르던 북부의 저택에 먹음직스러운 음식 냄새가 감돌기 시작했다. 게다가. “왜… 맛이 있는 거지?” 그녀가 만든 요리로 인해 십 수 년 가까이 죽어 있었던 리온의 미각이 별안간 되살아나 버렸다! “…당신뿐이야.” “……?” “내가 맛을 느끼는 건, 오직 당신의 손으로 만든 요리뿐이라고.” 리온이 집착남인 건 맞는데… 뭔가 그 대상이 잘못됐다. 네가 집착해야 할 건 여자라고, 음식이 아니라! *** “당장 먹고 싶어.” “네?” 파르르 떨리던 입술이 슬며시 벌어졌고, 리온은 이내 힘겹게 소리를 내뱉었다. “…라면.” 대답을 들은 비비안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걸렸다. 역시나 맵고 얼큰한 맛이 일품인 한국의 라면은 척박한 북부를 장악한 대공을, 여간해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리온 로흐베르거 에스테르의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금방 끓일게요. 옷 갈아입고 만찬실로 와요.” 그녀는 알까. 섭식을 거추장스럽게 여겨 온 에스테르 대공이, 음식 보기를 돌같이 해 온 에스테르 대공이 그녀가 만든 음식이 너무 먹고 싶어 돌아 버리기 직전이라는 사실을. 그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는 것을. “아주 만족스러운 밤이었어. 내 평생에 그렇게 황홀한 밤은 처음이야.” “…….” “잊혀지질 않는군. 배 속을 가득 채운 따뜻한 온기와 혀에 닿았던 부드러운 감촉이.” “…….” “다음엔 또 뭘 해 줄 거지? 난 뭐든 다 감당할 수 있어.” “…주어 좀 넣어서 말씀해 주실래요?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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