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님, 그거 사랑이에요
글최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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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십니까?” “아, 깜짝이야!” 창문에 얼굴을 박고 있던 보리가 뒤에서 들려오는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에 펄쩍 뛰며 고개를 돌렸다. “죄송합니다. 저는 그냥 궁금해서 구경을……. 어?” 대문에서 현관으로 이어지는 돌계단을 올라온 남자가 성큼성큼 보리에게 다가왔다. 큰 키에 떡 벌어진 어깨. 흘러내림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단정하게 쓸어 넘긴 머리. 서늘한 눈매에 외국 배우처럼 우뚝 선 코. 그리고 다부지게 일자로 꽉 닫혀 있는 입술. 슈트 대신 트렌치코트를 입었을 뿐, 그 남자였다. 절 뒤편 언덕배기에서 하필 철수의 고백을 듣던 때 마주쳤던. ―저렇게 미남이면 뭐 하냐고요. 얼굴 뜯어 먹고 살 것도 아니고. 그리고 미남들이 대부분 성격이 안 좋아요. ―굉장히 직설적이시네요. ―아, 제 말은 그게 아니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그날의 기억에 보리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안녕하세요? 저 절에서 뵈었는데……. 언덕에서 제가 미남이면 뭐 하냐고…….” 보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 차가운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여기서 뭐 하는 겁니까?” “아. 회장님께서 오늘부터 같이 지내자고 하셔서 왔어요. 그런데 그쪽은 왜 여기에……?” 두 번이나 마주친 이 남자의 정체가 궁금했다. “……혹시 회장님 비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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