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는 오해를 낳고
글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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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오 씨, 내 파트너가 되는 건 어때요?”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땐, 개가 짖는 소리라 생각했다. 노골적이다 못해 뻔뻔한 언사.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지만, 따지고 보면 ‘상사'인 만큼 함부로 대할 수는 없는 노릇. “상무님, 제게 관심이 있으십니까?” “없다고는 못 하겠네요.” 제대로 된 답변이 들려올 거라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솔직한 말을 할 줄은 몰랐다. “어차피 도 비서님도 그 소문 때문에 곤란한 상황일 텐데, 차라리 나를 방패막으로 써먹어요. 그럼 이 불편한 상황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그와의 관계는 그렇게 시작됐다. 어디까지나 남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십’ 결코 마음을 줘서도 안 되고 흔들려서도 안 되는, 무건조한 계약 관계. 하지만 이 파트너십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를 줄이야. “제가 상무님과 파트너 이상의 관계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까?” 어렵게 꺼낸 연오의 말에 그 남자, 선지헌은 낮은 코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애초에 내가 애인이나 배우자가 필요했다면, 도 비서님을 파트너로 선택하진 않았을 겁니다.” 냉정하다 못해 차디찬 말을 들은 연오는 돌아보지 않았다. 제 안에, 그가 남긴 생명이 자리한다는 것을 똑똑히 인지하면서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당신에게는 절대로 알리지 않을 거야.’ 상무실을 벗어나는 순간까지만 하더라도, 그 결심은 이어질 줄 알았다. “도연오 씨는 나를 아주 멍청이로 봤더군요.” 하지만 당신은. “감쪽같이 속였더군.” 왜 6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애, 도이재…… 내 아이잖아.” 나를 다시, 흔드는 걸까. “이번에는, 뭐라고 변명할 겁니까?” 오해가 오해를 낳은, 우리의 이야기. 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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