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에 의한 관계
글빵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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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불륜으로 1년 만에 파국을 맞이한 결혼. 그 후 5년간 세하는 어머니가 물려주신 회사를 위해 살았다. ‘누나는 알고 있었잖아요. 내가 좋아한다는 거.’ 이혼녀 딱지를 달고 의지할 데 없이 고군분투하며 사는 속에서도, 한때는 가족이었던, 그리고 오롯이 의지할 수 있었던 이가 드문드문 생각이 났다. 전남편의 배다른 동생, 최해성. 그렇다고 해도 그가 이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됐는데. “홍세하 대표, 맞죠?” 5년 만에 세하의 앞에 나타난 남자는 더 이상 다정히 웃지 않았다. 그러나 냉랭한 눈빛 속에 들끓고 있는 시선만큼은……. “사랑하면 멍청이가 되어 버린다던데.” “…….” “홍세하는 멍청이가 된 나를 책임질 생각도 없고. 이거 어쩌지.” 세하는 염치를 알았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았다. 어머니를 인질로 잡혀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하는 순간부터 결심했었는데. “누나 얼굴 한 번 보려고 그 5년을 이 악물고 버텼다고.” 한결같이 사랑을 말하는 눈은 몹시도 솔직했고, 세하는 가증스럽게도 그 사랑에 속절없이 흔들리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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