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아내
글소낙연(笑樂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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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만 낳아주면 돼요, 채연서 씨.” 연서는 JK그룹의 안주인인 심명화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될 사람은 3년째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는 JK그룹의 후계자 전지후. 연서는 의식 없는 그와 혼인신고를 하고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반년 뒤, 절대 눈을 뜰 수 없을 것만 같던 지후의 의식이 기적처럼 돌아온다. 연서는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몹시도 기뻐하지만, 눈을 뜬 남편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나는 이 결혼을 유지시킬 생각이 없어. 아이도 필요 없고.” 지후는 냉정하게 혼인무효를 주장하며 연서에게 떠나기를 종용한다. 혼인무효소송이 마무리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두 달. 그 기간이 지나면 연서는 미혼모에 아이를 홀로 키워야 하는 상황이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연서는 속절없이 남편에게 빠져들고 만다. 그리고 어느 날 지후에게 닥쳐온 위험. 연서는 반사적으로 그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진다. 이후로 두 사람의 관계는 미묘하게 변하게 되는데……. *** “나한테 너무 잘해주지 말아요.” 쇼핑백을 받아 들며 연서는 무심결에 진심을 말했다. “왜?” 그가 별말을 다 한다는 듯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이런 거에 익숙해지면 안 되니까요.” “왜 안 되지?” “당신, 곧 결혼할 사람이잖아요. 혁준이도 이젠 잊어야 하고.” 지후는 말이 없었다. 어두운 얼굴로 그저 묵묵히 그녀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내가 친절에 좀 약하거든요. 그러니까 쓸데없는 친절은 베풀지 말라는 뜻이에요. 오해하기 딱 좋으니까.” “무슨 오해?” 지후가 날카로운 눈을 하며 그녀를 무겁게 바라다보았다. 연서는 그런 그를 한참 바라보다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리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혹시 나한테 마음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오해요.” 지후는 연서의 손목을 잡은 채 잠시 말이 없었다. 속을 알 수 없는 짙고 검은 눈동자가 오롯이 그녀를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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