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낙원
글황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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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 썩 내 취향은 아니네요.” 오창의 별장에 내려온 차승조는 민설애에게 달갑지 않은 손님이었다. 별장의 젊은 주인이자 이강화 여사의 손자인, 태정 케미컬의 차승조 전무. 그리고 그에게 영락없이 목줄이 잡혀버린 큐레이터 민설애. 이유 모를 남자의 괴롭힘을 설애는 몇 주, 아니 몇 달만 참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몇십 년만에 전국에 대설이 내리던 성탄절. 설애는 별장에 고립되고 만다. 그것도 하필이면. 자신을 자르지 못해,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나 있던 남자. 차승조 전무와 단둘이. “괜찮아. 겁내지 말고.” 기어코 서로가 사랑을 나누게 된 이곳은 과연 낙원일까, 나락일까. 하지만, 녹아버린 눈과 함께 현실은 빠르게 민낯을 드러냈다. “한 달 뒤, 갤러리를 그만두겠습니다.” 설애의 말에 그제서야 승조는 현실을 깨달았다. 허나, 그땐 이미 시간이 너무 늦은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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