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빌어먹을 사랑
글은자향
0(0 명 참여)
“이게 뭐지?” 강현이 테이블 위에 놓인 서류를 신경질적으로 집어 들었다. ―합의이혼신청서. 어둠 속에서도 서류의 맨 위에 박힌 글자가 선명하게 보였다. “우리 이혼해요.” “하…….” 강현의 잇새에서 조소를 닮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혼을 해주는 대가로 이번엔 얼마를 받은 거지?” “내가 얼마를 받았든, 그건 당신이 알 바 아니에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음성에 강현의 잇새에서 다시금 자조적인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래, 현수인은 원래 저런 여자였지 않나. 새삼 실망할 것도 없었다. “좋아. 원하는 대로 이혼해 주지.” 강현은 펜을 들어 자신의 이름 옆에 날카로운 서명을 새겼다. 그렇게 두 사람의 지긋지긋한 인연은 끝이 났다. 아니, 끝이 난 줄 알았다. 수인의 수술 소식을 듣기 전까지. “수인아!” 병실 문을 급히 열고 뛰어 들어간 강현은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로 누워 있는 수인을 발견했다. “…누구세요?” 다시 만난 아내의 기억 속엔 더 이상 그가 없었다. 일러스트 : 1N
이 작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는 작품
전체 리뷰0 개
스포일러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