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의 조건
작가플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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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은 실재하는 장소, 인물, 단체 등과는 무관한 픽션인 점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남들에게 플레이어로 소문이 자자한 미남 션은, 세간의 시선과 달리 사실 제대로 누군갈 사귄 적은 없는 사람이다. 그의 관심사는 언제나 소꿉친구인 레인 서프. 같은 대학까지 진학했지만 과가 달라 자주 만나지 못했던 그와 주말에 만나게 된 션에게, 레인은 상상도 못한 말을 한다. “나 걔한테 관심 있어. 그러니 네가 좀 도와주면 좋겠다.” 자신이 초대한 파티에 디온이라는 사람을 데려오겠다는 레인. 사람보다는 딱정벌레를 수백 배 사랑하는 레인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션은 깜짝 놀라고, 그 이후로도 우울한 일은 더 이어지는데. “넌 게이가 아니지만, 내 애인이 될 사람은 너와 내가 너무 친한 걸 신경 쓸 수도 있어. 그 점은 알아 둬.” 이전처럼 지낼 수 없다며 선을 긋는 레인의 모습과. “디온은 조용한 애야. 나랑 비슷하게 말수가 적고 굳이 많은 사람을 만나는 편이 아니야. 그래서 같이 있으면 편해. 여태껏 누굴 사귀어 본 경험도 없는 것 같고.” 자신과는 정반대의 사람처럼 보이는 디온이란 사람의 설명을 듣자, 션은 알 수 없이 서글퍼졌다. *** “이제 진짜 어른이 된 거네, 그러면. 밥 먹으면서 디온이란 애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줘. 내 제일 친한 친구의 첫 애인이 될 사람인데 나도 알아야지.” 묵묵히 그의 말을 듣고 있던 레인은 이내 션의 팔에서 빠져나왔다. 어깨동무를 풀어낸 레인이 내키지 않는다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굳이 너한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사생활이잖아.” 레인다운 대꾸였다. 만약 저였다면 남들에게 자랑하고 신이 나서 소개시키고 다녔을 텐데, 레인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어쩌면 당연한 답인데도 불구하고 션은 묘한 거리감을 느꼈다. 지금까지 평생에 가까운 세월을 같이하며 딱히 서로 분리된 공간을 만들지 않던 관계가, 반으로 갈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가장 친한 친구’라는 이름으로는 절대 알 수 없을 레인의 순간이 생기게 된 것이다. “난 단지 기념하고 싶었을 뿐이야. 어쨌든 네가 처음으로 사귀게 될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 “너는 나한테 굳이 첫 여자친구에 대해서 말해 주지 않았던 것 같은데.” 무뚝뚝한 답이 나왔다. 션은 그 말에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반박이 목 끝까지 올라왔다가 목구멍으로 다시 역류했다. 거야, 다들 오해하는 것과 달리 나 역시 아무도 사귀어 보지 않아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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