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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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들로 뒤덮인 세계. 생존자들이 탑승한 채 살아가는 함선에서, 괴수들이 따르는 특수한 체질을 지닌 서수호가 태어난다. 성인이 될 무렵 모종의 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죽은 양친처럼 연구원의 길을 택한 서수호는 괴수를 길들여 군용수(軍用獸)로 만든 뒤 지상의 괴수들에게 대적시키는 일을 미래의 목표로 삼게 된다. “너무 믿지 않으시는 편이 좋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하게 밝혀지는 과거 비극의 진실과, “……갑자기 너한테 좋아하는 상대가 나타나면 어떻게 하지?” 오래된 감정의 이면이 혼란으로 인도하는 상황 속. 서수호는 그 모든 길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 “네가 있으니까?” 고개를 들고 민유건을 마주 보았다. 민유건의 눈이 커졌다. “뭐?” “네가 있어서, 누굴 사귈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은데.” 인생의 크고 작은 일 대부분을 함께했고, 눈빛만 봐도 웬만한 의사는 눈치챌 수 있는 존재가 곁에 있는데 외로울 리가 없지 않나. 연인은 가족이나 친구와 다른 존재라지만, 상대가 누가 되어도 민유건만큼 내게 의미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수호야.” 민유건이 자신의 얼굴을 한 손으로 덮으며 앓는 소리를 흘렸다. 마디 굵은 손가락 사이로 드러난 피부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부끄러워하는 건가. “넌 무슨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해.” 훨씬 작아진 목소리가 웅얼거렸다. 마치 내가 고백이라도 한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냥 솔직하게 대답한 것뿐인데……. 민유건의 반응에 덩달아 머쓱해져서 입을 꾹 다물었다. “…….” “…….” 둘이 모두 말문을 닫아버리자 자연스럽게 정적이 흘렀다. 우리 사이에선 거의 생기지 않던, 어색한 정적이었다. “근데 좋다.” 한참이 지나, 녀석이 입을 열었다. “그 말.” 손을 내린 민유건의 암갈색 눈동자가 나를 담아냈다. 어쩐지 일순 숨을 멈추게 되었다. 녀석이 기뻐하는 얼굴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지금은 뭔가 느낌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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