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로운 생활
작가오믈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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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패공, 개아가공, 계략공, 연하공, 능욕공, 순진수, 연상수, 굴림수, 도망수, 피폐물 ‘순조롭게 살길 바라며.’ 김순조, 26세. 고아원에서 부모도 모른 채 자라난 순조의 인생은, 이름이 무색하리만치 조금도 순조롭지 못했다. 365일 생활비와 등록금에 허덕이는 매일. 아무리 돈을 벌어도 비어 있는 주머니. 그러던 중 순조는 우연히 친해진 후배에게서 ‘쏠쏠한’ 과외 자리 하나를 소개받는다. 한 달에 2백. 여장한 채로 문제아 하나를 가르치면 얻을 수 있는 대가. 낯선 긴 머리 가발이든 만들어 낸 가짜 가슴이든 현실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돈이라면 뭘 못 해. 몸 파는 거 빼고 다 하지.’ 그렇게 호화로운 아파트에서 처음으로 녀석을 마주했다. 천제림, 22세. 나이보다도 훨씬 성숙한 분위기와 묘하게 천연덕스럽고 짓궂은 태도. 첫 대면의 인상은 최악이었음에도, 순조는 수영을 ‘했었다’는 제림에게서 애처로운 또래의 모습을 발견한다. “누나는 공부 얼마나 잘했어요?” “엄청 열심히 했지. 너는?” “저는 수영했어요.” “수영?” “그런데 누가 제 어깨로 볼링공을 던졌거든요. 뼈는 조각나고, 붙을 때까지는 모든 운동 금지였어요. 솔직히 재활을 해도 예전 속도로 돌아갈 수 없었고요…….” 시무룩한 얼굴이 안쓰러워 마음의 벽을 조금 허문 순간. 천제림은 그 허물어진 벽의 틈을 비집고 들어와 김순조의 삶을 하나씩 부수기 시작했다. “편하게 살고 싶다면서요, 형. 내가 그렇게 해 줄게요.” 어느샌가 어설픈 여장은 벗겨져 알몸이 드러나 있었다. 처음부터 제림은 속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조. 잘못 걸렸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는, 이미 케이지 속에 갇힌 뒤였다. Copyrightⓒ2017 오믈랫 & M Blue Illustration Copyrightⓒ2020 안경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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