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와 늑대와 마녀와 완두콩
작가우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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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의 책 읽어 주는 하녀로 살았던 그녀는 모종의 이유로 인해 아가씨로 변장한 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가게 된다. 그런데 성에 도착한 첫날부터 한 달이 지나기까지 남편이란 작자는 나타나지 않고, 그녀는 대신 점차 어디선가 정체 모를 인물이 그녀 주변을 맴도는 것을 알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남자의 정체는 바로… 개새끼였다? “…됐어?” “다리 조금만 더 벌려 주면 안 돼?” 늑대는 무릎을 꿇고 내 허벅지 안쪽을 금광이라도 되는 듯 바라보았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지만 눈을 감아도 느껴지는 늑대의 집요한 시선에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그저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랐다. 허벅지에 땀이 맺힐 것만 같아 허벅지를 조이고 싶었다. “치마도 조금 더 올려 줘, 응?” 잔뜩 긁힌 목소리. 나는 실눈을 뜨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치마폭에 머리를 파묻고 있던 늑대가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머리를 치마 속에서 빼고 나를 바라보며 채근했다. “안이 잘 안 보여. 네가 서 있어서. 앉아 주면 안 돼?” “뭘 그렇게 자세하게 보려고 그래? 이제 됐잖아.” “보여 준다고 했잖아. 약속해 놓고 왜 한 입으로 두말하고 그래?” “다 봤잖아!” “다 안 봤어! 안 보인단 말이야!” “이, 이러지 마. 아, 안 돼.” “왜 안 되는데? 우린 이미 부부인데.” 게다가 오히려 눈을 가늘게 뜨고 묻기까지 하는 것이다. “원래 이거 너 오자마자 했어야 하는 거야, 알아?” “아, 아아…!” 이게 내가 그의 신부가 된 지 다섯 달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네가 지금껏 직무를 유기한 거지.” 늑대가 육중한 몸으로 나를 짓누르며 부드럽게 속삭였다. “내가 참아 준 거야, 마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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