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를 죽여버렸다
작가이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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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원작 남주를 죽여버린 것 같다.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져있는 남자, 그리고 내가 쥐고 있는 단도. “이 몸은 뭐지? 여긴 어디고, 이 남자는 또 누구야?” 끔찍한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각하? 무슨 일 있으십니까?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살인범으로 몰리게 생겼다. 그때 들려온, 마치 소설 지문을 낭독하는 것 같은 머릿속 의문의 목소리. ‘줄리아 레이츠’가 볼레프 공작가를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였다. 지시를 따라 살인 현장을 겨우 벗어났지만 목소리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읊는다. 아몬 스펜서는 줄리아 레이츠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나를 쫓고 있는 수사관, 아몬 스펜서. 그를 붙잡으라고. *** “같이 범인을 잡자는 뜻입니까?” 줄리아는 볼레프 공작의 진짜 사인에 대해 말했다. “그래요, 나에겐 정보가 있어요.” 그렇게 우린 서로의 이익을 위해 일시적인 동맹을 맺기로 했다. 분명 그랬는데……. 아몬의 단단한 표정 뒤에는 녹아내릴 만큼 달콤한 감정이 숨겨져 있었다. 그건 사랑이었다. 진범을 찾으면 끝날 줄 알았던 계약 관계가 어느새 변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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