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낙리
작가십이월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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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 이맘때면 온 집 안으로 뱀이 기어들어 오는 꿈을 꾼다. 빌어먹을 악몽은 어디든 찾아왔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6월처럼, 바로 지금처럼……. [장미 넝쿨 때문에 뱀이 못 기어들어 온다더라.] 슬슬 한계에 치달을 즘, 희재의 머릿속으로 아득한 음성과 함께 낯선 장면들이 지나갔다. 교복, 낡은 쪽문, 무성하게 자란 풀 틈에 쪼그려 앉은 한 남자. 그리고 붉은 장미. 희재는 때마침 의뢰받은 ‘재개발 조합장 해임’ 자문 변호를 핑계로 ‘그곳’으로 향했다. 11년 전 아버지의 죽음 이후 기억에서 지워버린 그곳, 금낙리로. * “넌 내 말이 아주 좆같지, 희재야.” 제 의뢰인과는 반대편에 선 금성 디앤씨 대표. 제게는 11년 전 친부의 죽음을 안겨 준 남자, 김세원. 그를 마주할 때마다 꿈인지 기억인지 모를 것이 밀려왔다. [나한테 와. 위험하게 다리 같은 데로 새지 말고.] [봐도, 봐도 존나 예쁘다, 희재야.] [내가 니 애비 죽여 주면, 넌 뭘 줄래.] 그럴수록 두려워졌다. 제가 잊은 모든 것들이. 이 남자가 홀로 남아 기억하고 있는 진실이. “기억해 내면, 감당할 자신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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