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연하, 설렘
작가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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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에 스물여섯 살짜리 남자가 이사를 왔다. 첫날부터 순진하면서도 퍽 노골적인 시선을 보내오던 그가 어느 날 물었다. “어제 저랑 키스하고 누나는 잘 잤어요?” 꼬박꼬박 누나 소리와 존대를 붙이지만 눈빛은 그렇게 예의 바르고 착하지는 못했다. “달지 않았어요? 저는 그랬는데.” “…….” “더 먹고 싶어서 한숨도 못 잤는데.” 또다시 그의 눈에는 말보다 명확한 감정이 일렁거렸다. 너도 그랬잖아. 너도 먹고 싶잖아? 목이 바짝 탔다. 부정할 수가 없으니 할 수 있는 말은 몇 개 없었다. “…그래서요.” 그래서 나랑 뭐 하자고? 태영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러나 느리게 속삭였다. “한 달 동안만요, 누나.” “한 달….”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놈, 데리고 놀아 주실래요? 그게 더 재미있을걸.” 내가 열심히 세워 두었던 벽이 위태롭게 들썩거렸다. 다 알고 있다는 것처럼 태영이 짓궂게 눈매를 휘었다. “처음 봤을 때 나한테 눈을 못 떼던데. 특히 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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