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작가주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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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아랫입술을 한 번 물었다 놓은 나는 태연한 표정을 가장하며 입을 열었다. “우리 한 번도 안 잤지.” 동요 없이 굳어 있는 운경의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다가 느릿하게 다음 말을 이었다. “섹스 안 했잖아. 2년이나 사귀면서.” 잠시 말이 없던 운경이 “그런데?” 하고 조용히 되물었다. “할까?” 괴이한 소리라도 들었다는 듯 운경의 얼굴이 일순 아연해졌다. 싫구나. 실망했구나. “미련 남았잖아. 그래서 나한테 지금 이러는 거잖아.” “내가 가진 미련은 그런 게 아닌데.” “내가 가진 미련은 그런 건데.” “후회 안 할 자신 있으면 나야 거절할 이유가 없는데.” 정수리 위로 운경의 건조한 음성이 느릿하게 떨어졌다. “그럼 해.” 《생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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