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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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현 : 다정공, 미인공, 상처공, 존댓말공 * 정운우 : 미남수, 적극수, 사랑꾼수, 공한테만 다정수 그날, 담뱃재도 나의 연인도, 하물며 창밖의 벚꽃 잎마저 우수수 떨어졌다. 나를 남겨두고 전부. 나는 모두 떠나 버린 가운데 혼자 덩그러니 남았다. 텅 빈 가슴을 달래며 고독을 씹었다. 벚꽃 지는 봄. 건축 사무소를 운영하는 이수현은 애인의 동생 때문에 애인과 헤어진다. 정확히는 그 동생의 결혼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 봄 이후 수현은 벚꽃을 떠올리기조차 싫어한다. 2년 후, 4월의 봄. 수현은 거래처와의 미팅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한다. 바로 옛 애인 승호의 동생과 결혼한 남자, 정운우였다. “안녕하세요. 정운우라고 합니다. 잡지에 실린 사진을 봤었는데 실물이 훨씬 미남이시네요.” 정운우가 사람 좋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선뜻 손이 나가지 않는다. 연미복 차림의 그를 기억하기에 시선이 자연히 왼손으로 향했다. 얼마 안 가서 이혼했다고 몇 다리 건너 들었는데 말이야. 그날 이후 운우가 자꾸 수현의 눈앞에 어른거린다. 처음에는 그 때문에 사랑이 떠났기에 느끼는 감정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수현은 자신이 운우에게 느끼는 감정이 호감임을 깨닫는다. 햇빛을 피해 고개를 틀었을 때, 정운우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실룩 올라가던 입술을 오므렸다. 안에서 꽤 세게 물었는지 입술 주변이 하얗게 질렸다. 벌벌 경련하는 뺨을 손으로 눌러 열심히 제지한다. 웃지 말라고 한 적 없는데. 나를 보고 웃어도, 혹은 우습게 생각해도 괜찮은데. 귀엽다. 문득 그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운우에게 다가가는 수현. 그리고 수현보다 더 큰 보폭으로 다가오는 운우. 그에 수현은 다시 사랑을 시작해 보려 하는데-. 정운우가 보였다. 그가 튕겨 내는 물방울이 내 이마와 콧잔등과 볼에 흩뿌려졌다. 툭. 툭. 툭. 그래. 나는 너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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