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적탐미자
작가백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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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구평화라는 이름으로 소개한 남자는 곽상이 잡은 ‘고기’를 보고도 태연했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칼을 든 곽상을 보고 혼비백산하여 살려 달라고 울부짖었을 텐데. “너 이 새끼가 안 갚은 돈이 얼마인지 아냐? 자그마치 1억 8천이다, 씨발아.” 분명히 힘으로만 따진다면 곽상이 우위일 것이 분명한데도 남자의 손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남 일하는 데 왜 기어 들어와 지랄이야?” “너는 사람 죽이는 게 일이냐?” 구평화는 아랫입술을 혀로 훑었다. 곽상의 시선에 걸친 것이 다른 이들처럼 공포가 아니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남을 잡아먹는 동등한 포식자. “좀 꼴린다?” 구평화가 입맛을 다셨다. “네가 죽인 새끼 빚, 네가 갚으라고.” * “아니. 이건 어때? 네가 몸으로 빚을 갚는 거야.” 곽상은 다시 구평화를 걷어차려 다리를 들었다. 구평화가 다급하게 변명했다. “잠깐만, 상아. 빚 갚을 능력 없다며. 그런데 네 몸뚱이를 봐. 앞뒤로 나올 건 다 나와 가지고 빨통도 존나 큰 게 우유 나올 것같이 생겼잖아. …어때? 나한테 대 주는 거에 따라 생각해 볼게, 응?” 곽상은 구평화의 제안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지랄.” * “나 임신한 것 같아.” 곽상이 사레가 들린 듯 기침을 하며 구평화를 쳐다보았다. “뭐?” “과일이 땡겨.” “미친놈….” 곽상은 임신을 할 거면 자기가 해야 했다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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