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에 28살짜리 아빠가 생겨 버렸다. “그쪽만 원하신다면 제가 그쪽 아빠를 할까 합니다만.” 처음엔 신종 사기인가 생각했지만, 8살 동생과 나에겐 아빠가 필요했고, 그는 딸이 필요했다. 그렇게 임시 가족이 되었는데……. “심장 괜찮아요?” “심장요?” 겨우 5살 차이의 우리는 부녀라기에 어딘지 좀 이상하다. “아까 아영 씨 심장이 마구 뛴다고 했잖아요. 나도 그런데…….” 우리 이대로 괜찮을까?
“저 교수님 안 좋아해요.” 맑고 예쁜 눈으로 조곤조곤 할 말은 다 하는 조교 윤희민. “……그거참 다행이군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늘 화제가 되어버려 혼자가 좋은 화학과 교수 서지혁. 지혁은 혼자가 편하지만 뭐 하나 흠잡을 구석 없이, 시키기도 전에 조용히 모든 걸 준비해놓는 윤 조교를 마다할 구실이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교수실 생활. 사람이 둘이나 있는 공간임에도 귀가 먹먹한 고요가 내려앉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신경 쓰인다. 마음이 쓰이고 눈길이 간다.
앞으로 매일 만나. 싫으면 인터뷰 그만두든가.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유격수, 이기태. 나에겐 여사친이 하나 있다. 하얗고 흐리멍덩한 지은주. 그 여자애는 정말 탐탁잖았다. '나 인터뷰 좀 해 주라.' 쌩깔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인터뷰라니. 지은주는 늘 이런 식으로 사람 혼을 기습적으로 쏙 빼놓았다. "오늘 야구선수 된 이유에 대해 답변했지? 앞으로 일주일 동안 하루에 딱 한 개씩만 대답할 거니까 매일 만나." "이기태!" "난 아쉬울 거 없어. 싫으면 인터뷰 그만두든가." 이 정도면 날 피하고 싶은 널 약 올리기엔 충분하겠지? 나도 이번엔 네가 바라는 대로 얌전히 굴진 않을 거라고, 지은주!
웹소설 웹툰으로 독점 런칭! 매주 금요일 연재 그림처럼 아름답고 빈틈없이 완벽한 미래건설 상무 이사, 이석헌. “입 더 벌리고 혀 줘.” 2년 간 이어진 그와의 관계. 언제까지 이런 관계를 이어가야 할까. “원한다고 말해 줘.” “연우야, 원한다고 말해.” 이 한순간만큼은 그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 끊어낼 수 없다는 걸 알았더라면 처음부터 시작 하지도 않았을 텐데. 하지만 우리는 이미 늦었고, 너무 멀리 와 버렸다. *** “네 입으로 나와 결혼한다고 했지.” 눈 앞에서 도망간 서연우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 “두 번 말 안해. 당장 이리 와.” 사랑보다는 집착에 가까운 광기. “상관없어. 두 번째 아이는 내 아이를 가지게 될 테니까.”
“오해하지 마. 젖만 빨아내는 거야.” 이요한. 이 남자의 곁에 있으면 죽을지도 모른단 생각을 하던 날들이 있었다. 질식할 것만 같은 나날들이었다. 곁에 있던 하루하루가 나에겐 그랬다. 그래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오빠. 이러면 안 돼요.” 첫사랑이었고, 첫 남자였다. 함께했던 4개월 동안 거의 매일 이 남자와 밤을 지새웠다. 그러니 몸이 기억할 수밖에……. “흣…….” 일순 마주한 새까만 눈동자가 하리를 옭아맸다.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시선이었다. 누리와도 너무 닮은 눈매, 내 딸의 아빠……. 그 절망스러운 사실이 또다시 그녀를 옥좨 왔다.
“참 잘했어요. 나도 깜빡 속았으니까요.” 권태진은 감정의 고저가 적고, 고양된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 보이는 남자가 아닌데도 관계 후에 피어나는 만족감은 선명했다. 5년의 부부 생활. 남편은 부족함이 없었고, 그의 집안은 결혼하고도 사회생활을 이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래서 빚진 마음으로 모두가 기다려 마지않는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했다. “미안해. 내가 네게 한 짓 모두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계산해 보니 나한테 무릎 한번 꿇는 게 수지 타산에 맞던가요?” “하나야, 나는 너를…….” 그 무덤덤한 얼굴로 숨겨온 이 결혼의 진실을 알기 전까지는…. 배신의 끝에서 요구한 이혼, 그리고 파양까지 밟으며 권태진과 조하나의 연결고리는 모두 끊어내었다고 생각했다. “생모와 친모 사이에서 혼란을 겪은 네가 자식에게 똑같은 짓을 할 줄 몰랐지.” 재회한 남편은 천사의 가면을 벗어버리고, 욕정 어린 민낯을 드러냈다.
“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 “그저 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할 뿐이야.” * 대통령만큼이나 국민의 이목을 받는 남자. 차기 대통령이라 불리는 남자. 이수호. 그는 내 남편이다. "이수호 시장님! 사모님과 쇼윈도 부부라는 게 사실입니까?!" 새로운 행정 자치구의 출범을 앞두고 남편과 나의 관계가 들통났다. 그의 근처에서 가장 오래도록 함께했지만, 그의 진짜 가족이 될 순 없었다. "시장님은 지금 아이가 필요하세요. 저번엔 아내가 필요했듯이요." 불같은 야망을 가진 그에게 반했고, 그의 뜻을 어떻게든 지켜 주고 싶었다. "정신 차려, 임신이라니. 너랑 나랑 댈 걸 대야지." "계약서에 추가 사항만 기재해 주십시오. 아이로 절대 발목 잡지 않겠습니다." "민소정. 나는 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 그저 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할 뿐이야." 하지만 남편에게서 돌아오는 건, 차가운 거절뿐이었다.
‘나는 과거로 돌아온 거야. 스물다섯 살로.’ 선아는 남편과 의붓동생의 외도를 목격하고 이혼을 결심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기도 전, 끔찍한 사고로 아이를 잃고 살해당한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선아는 스물다섯 살이던 8년 전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제 다시는 안 당해.” 같은 과거를 반복하지 않고 목표를 이루려 고군분투하는 선아. 그리고 그녀의 뒤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주는 선배, 도진. 이따금 드는 기시감에 의아해하던 어느 날, 지난 삶에서 잊었던 깨달음이 찾아온다. “한평생 사랑하고, 죽어서도, 다시 태어나서도 사랑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