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는 런던의 병원을 그만두고 도망치듯 이탈리아로 향했다.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생각한 남자가 지독한 거짓말쟁이였단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 그녀는 여동생 대신 진찰의 역할을 이어 맡아 일에 몰두하기로 마음먹었다. 로마가 정열의 거리고, 잘생긴 의사 비트리오가 바에서 달콤한 말을 속삭이며 좋아하는 오페라에 초대해도 난 이제 복잡하고 귀찮은 로맨스는 필요 없어. 비록 그의 수수께끼 같은 눈동자에 자신과 같은 슬픔이 엿보인다 해도, 사랑에 빠져 상처받는 짓은 두 번 다시 하지 않아. 분명 그렇게 결심했는데….
데멜자는 슬픈 추억이 가득한 영국을 떠나 햇살이 내리쬐는 그리스의 섬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려고 찾아왔다. 이사하는 아파트의 집주인 니콜라스는 웃는 얼굴이 멋진 남자라서 줄곧 얼어붙어 있던 마음이 두근거리는 걸 느끼고 희미한 기대를 품었다. 거기다 그는 데멜자가 일하는 클리닉의 의사이자 상사라는 걸 알았다. 그러나 달콤한 기분은 새로운 직장의 바쁜 업무에 날아갔다. 실수를 해서 풀이 죽은 그녀에게 니콜라스는 다정한 말을 건네고….
여동생 부부가 사고로 죽은 지 3개월이 지났다. 수재나는 조카 티모시와 서로 의지하며 살고 있었는데, 동생 부부의 결혼을 반대했던 티모시의 삼촌 로건 브랫포드가 찾아와 가문의 재력과 권력을 무기로 조카를 데려가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 와서 왜…?' 로건의 일방적인 태도에 화가 난 수재나는 결국 친권 소송을 진행하는데, 법원이 로건의 손을 들어주는 바람에 수재나는 티모시와 함께 한동안 브랫포드의 집에서 살게 된다. 그런데 수재나는 거기서 위압적이었던 로건의 섬세하고 다정한 면을 보게 되고, 미워하던 그에게 점점 끌리고 마는데….